현대자동차의 수출이 노조 파업 장기화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11일 현대자동차는 수출 주문을 받았지만 생산 중단으로 선적하지
못한 차량이 6만여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가을 시즌에 맞춰놓았던 EF쏘나타의 미국 유럽등 해외 현지판매
개시(론칭)시점도 늦춰질 수밖에 없어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회사 수출계획실장 이형근(이형근) 이사는 "지난달 선적분이
2만1천여대로 당초 목표의 40%선에 불과했던데다 이달에는 한대도
선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현지재고가 크게 줄어 고객들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업중단이 더 장기화되면 그나마 돌파구로 생각했던
수출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아토스의 경우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주문이 2만여대가 밀려있는
실정이다.

유럽 현지의 아토스 재고는 적정의 절반 수준인 2개월치 정도여서
당장 고객들이 요구하는 사양과 컬러를 맞추지 못해 대리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대 이탈리아 대리점 델 피에트로 사장은 "아토스의 인기가 치솟고
있으나 공급이 달려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아토스와
티뷰론의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던 EF쏘나타의 론칭 시점도
미룰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EF쏘나타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등지에서도 9월 중순 론칭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이미 론칭 시점을 최적기라는 9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당장 생산이 재개된다 해도 현지 딜러까지 차량을 운송하는 기간이
45일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는 생산 차질이 계속된다면 가을 론칭 시점을 완전히
놓쳐 내년초로 미뤄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정호 기자 jh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