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린 10일 수재민들은 하늘을 원망하며
망연자실해 했다.

수재민들은 한시라도 빨리 복구작업을 마무리지어야 할 형편이지만 치고
빠지는 집중호우로 복구작업을 중단하는등 큰 차질을 빚었다.

서울 경기지역 수재민들은 11일 아침까지 최고 1백50mm이상의 호우가 더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들이었다.

지난 8일의 범람위기를 넘긴 서울 노원구 중랑천 주변 주민들은 이날
오전부터 천둥번개가 치면서 시간당 40mm의 호우가 쏟아지자 세척작업중이던
가재도구를 다시 집안으로 들여놓는등 당황해했다.

피해가 컸던 노원구 상계1동 공릉1, 3동은 집안팎에 널어놓았던 빨래를
거둬 들이고 제방을 점검하느라 황급히 뛰어다니는 주민들로 긴박감마저
감돌았다.

특히 흙탕물빼기 작업 등 복구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된 상황에서 다시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주민들의 허탈감은 더했다.

상계1동 노원마을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한정수(46)씨는 "이제 막
전기가 들어오고 집안정리를 다해가는데 다시 비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마을 전체가 또 침수되는 것 아니냐"며 탄식했다.

마을주변 청소작업을 돕던 군인과 공익요원 1백여명도 작업을 중단한 채
급히 모래주머니를 만들어 또다시 유실위험이 있는 곳으로 나르느라
분주했다.

9일까지 2백30~3백80mm가량의 폭우가 내린 충청지방 수해자들도 이날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해제됐다하자 당혹스러워 했다.

특히 한보부도의 후유증이 큰 당진은 이번 폭우로 이중타를 맞게됐다.

당진읍내 1만여 주민들은 때아닌 물부족에 시달렸다.

이는 지난 8일과 9일 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당진읍 내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당진군 신평면 망객산 취수장 등 3곳의 취수장이 모두 진흙물에 잠겨 수도물
공급이 끊겼다.

군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임시로 소방차 등 급수차량 16대를 마련해 수해
지역을 하루종일 돌며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지만 한 양동이씩 받는 물로는
밥조차 제대로 짓기 어려운 형편이다.

< 고기완 기자 dadad@ / 이계주 기자 lee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