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심병원이 문을 연 해에 함께 시작, 그 의의는 더욱 크다.
우리 모임에는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창립멤버가 있다.
최근 가입한 회원도 코트를 누비고 있다.
테니스를 통해 모임의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테니스회의 회원은 현재 30명.
주축은 한강성심병원 교수들이다.
박성우 내과교수, 이용우 산부인과교수, 최낙규 비뇨기과교수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눈코 뜰새 없는 진료와 강의일정에 서로 얼굴을 대하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 연습과 경기가 있을 때면 대부분 다 모인다.
장작을 패듯하는 힘찬 스매싱, 그리고 송곳처럼 날카로우며 전광석화같은
발리를 통해 "질병과의 전쟁"에 대비한다.
운동후 이어지는 뒷풀이도 재충전의 시간이 된다.
환자와의 갈등문제, 새로운 의학소식, 자녀얘기 등 화제도 풍부하다.
의사란 권위때문에 자칫 모날 수도 있는 대인관계를, 테니스란 운동이
공처럼 둥글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우리 테니스회는 창립초기 노인보건센터내 테니스장에서 실력을 다졌다.
이후 병원확장으로 여의도테니스장으로 본거지를 옮겨 현재는 동산
테니스장에서 운동하고 있다.
창립초기의 화려한 전적도 자랑거리다.
85년 "서울시 의사회장배 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이어 "보사부장관배 대회"에서는 대학병원부 준우승을 기록했다.
요즘은 비록 괄목할만한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교수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인 모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테니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운동이다.
잘하고 못하는 것은 순간적인 차이다.
공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좇는 자만이 진정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매일 고귀한 인명을 다루는 의사들인 만큼 이런 집념은 더욱 필요하다.
죽어가는 환자를 기어이 살려내거나 건강을 되찾게 해 주는 것이 의사의
가장 큰 사명이기 때문이다.
우리 회원들은 테니스를 통해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김광민 < 한림의대 한강성심병원 마취과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