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업공사가 금융구조조정의 성패여부를 좌우하는 핵심기구로 탈바꿈한다.

은행이 안고 있는 막대한 부실채권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거나 정리하는
배드뱅크(Bad Bank)로 바뀌기 때문이다.

금융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큰 축의 하나가 부실채권
정리다.

금융감독위원회는 금융기관의 정리대상 부실채권규모를 1백조원으로
추산했다.

이중 4분의 1인 25조원어치를 성업공사가 매입토록 했다.

이 부실덩어리를 성업공사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부실채권은 은행이 기업에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이다.

여기에는 담보로 공장이나 땅등이 잡혀있다.

부실채권을 사 관리하거나 처분한다는 것은 담보로 잡혀있는 공장이나
부동산을 관리하거나 이를 국내외 투자자에 되파는것을 말한다.

팔 때는 가치를 높여야한다.

그래야 수익을 남길수 있다.

이 작업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성업공사가 매입한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수익을 내지 않으면
국민부담만 늘게 된다.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부동산경기는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다.

해외매각도 가격을 후려치는 투자자들만 있을뿐 실제는 지지부진하다.

자칫하면 매입한 자산을 팔지도 못하고 관리만 하면서 이자를 지급해야
할 지 모른다.

"공사"라는 조직의 한계가 비효율을 낳을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따라 자산관리나 매각과정에서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직이 커지면서 충원될 인원도 전문가위주로 공개채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업공사가 배드뱅크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모델을 삼은 것은 미국의
정리신탁공사(RTC)다.

RTC는 지난 89년9월 설립돼 95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면서
저축대부조합(S&L)7백47개 정리과정에서 부실자산 관리처분업무를 맡았다.

장부가액기준으로 4천5백60억달러어치의 자산을 취득, 3천9백50억달러를
회수했다.

회수율 87%라는 높은 실적을 올려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업공사는 부실자산의 회수율을 높이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일부에선 대규모부실채권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된후 확대개편된
성업공사의 조직과 인원을 원상복귀시켜야 한다고 주문한다.

< 고광철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