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들의 경영실적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결산법인 6백7개사 가운데 상반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57개사를 집계한 결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회사가 모두
10개사로 적자로 돌아선 기업(5개사)의 2배에 달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회사는 한국전기초자 한국수출포장 한국화장품 극동제혁
한솔 삼호물산 삼영화학 미창석유 극동도시가스 한창제지 등이다.

특히 한국화장품은 4년만에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반대로 경기화학 조일알미늄 동양기전 부산은행등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순이익 규모가 증가한 회사도 모두 21개사로 줄어든 회사(16개)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무기화합물 제조업체인 한국포리올과 의류소재 생산업체인 동일패브릭
의 경우 순이익이 각각 2천1백82% 및 2천81%씩 큰폭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이수화학(1천5백53%) 미래와사람(6백21.8%) 동양화학(5백77%)
성안(4백86%) 등도 좋은 경영성적을 일궈냈다.

12월 결산법인들은 외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7개사중 48개사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났으며 반대로
매출액이 줄어든 회사는 9개사에 불과했다.

제지업체인 한솔은 매출액이 5백40%나 증가해 외형성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즉석 냉각캔 개발에 성공한 미래와사람도 매출액이 1백79% 늘어났다.

전반적인 경기가 극히 침체돼 있음에도 12월 결산법인들이 이처럼 선전한
것은 원화가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정도 하락함에 따라 수출이
증가하고 외화환산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정리해고 비용절감운동 등으로 기업들이 인건비및 일반관리비를 10~30%
정도 절감한 것도 수익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

하상주 대우증권 조사부장은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과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이 특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내수업종중에서는 밀가루 설탕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제품
가격인상으로 좋은 실적을 얻었다.

그러나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를 생산하는 기업과 부채비율이 높은
상장사들은 소비위축과 함께 이자부담이 늘어나 크게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전문가들은 "오는 15일까지 모든 12월 결산법인들이 반기실적을
공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실적호전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
이 높다"고 분석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