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의 올 하안거(스님들이 장마철인 음력 4월15일부터 3달동안 한 방에
모여 수행하는 일)가 6일로 끝났다.

이번 하안거기간에는 전국 60개 선원에 기거하는 스님 2천여명이 각기
화두를 잡고 정진했다.

스님들은 이제 산사를 벗어나 속세에서 수행하는 만행에 나선다.

하안거를 끝내면서 해인사 백양사 등 조계종 주요 총림 방장 스님들은
일제히 법문을 발표했다.

<>고불총림(백양사)방장 서옹스님=금빛 물고기를 꿴 늙은 어부는 저자에
갈 생각을 하여/가벼이 나부끼는 조각배로 파도를 한없이 달린다.

할.

<>해인총림(해인사)방장 법전스님=여름끝 가을 첫머리에 여섯가닥의 길이
있으니 한가닥은 갈만하고 다섯가닥은 갈 수 없다.

첫째 성스럽고 묘한 경지위에서 눈을 비벼 허공 꽃을 내게하지 말 것이요,
둘째 평탄한 경지위에서 하인을 상전으로 오인하지 말 것이요, 세째 광채와
경계의 문턱에서 죽과 맡의 기운으로 재롱을 떨지 말것이요, 네째 일없다는
갑옷속에서 칼을 두려워하거나 화살을 피하지말 것이요, 다섯째 갈등의
구덩이속에서 노란 것을 검다고 말하지 말것이다.

여섯째 길은 여러분에게 가기를 허락한 길이니라.

말해보라 이한가닥길을 어떻게 가야하는가.

<>덕숭총림(수덕사)방장 원담스님=한 입으로 서방수를 다마시고/한혀로
삼키고 토하니 천지가 나타나는도다/동쪽의 나무가 쉬지않고 바람에 나부낌에
/이로 쫓아 모든 종사가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다.

<>조계총림(송광사)방장 보성스님=청산은 원래 움직이지 않는데 백운은
스스로 돌아온다.

청산은 움직이지 않되, 원래 움직이지 아니함이 없는 상이오, 백운은
가고오되, 원래 가고 옴이 없는 상이로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