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북부지역을 강타한 이번 폭우로 이 지역에 밀집해 있는 수백개
중소기업이 공장침수와 가동중단 등 피해를 입었다.

산업자원부는 6일 오후 현재 10개 지방산업단지에 있는 49개업체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신두절 등으로 정확한 집계가 어려워 실제 피해는 이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수출 선적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 데 이 일을 어쩝니까. 쌓아뒀던 제품은
물론이고 기계하고 원자재도 몽땅 젖어 선적 날짜 맞추기는 틀렸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데 하늘까지 이렇게 사람을 못살게 합니까"

오후 늦게야 전화 연결이 된 파주시 문발공단의 모업체 사장은 발을 동동
굴렀다.

"같은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찾아 일을 맡기면 일부라도 선적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사장의 말엔 울음이 섞여 있었다.

문발공단 입주업체들은 물론이고 시내 곳곳에 들어선 크고 작은 공장들이
완전히 물에 잠기다시피 했다.

황토물이 설비를 집어삼켜 물이 빠져도 2~3주가량은 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김포군도 양촌면 학운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을 비롯해 수십개 공장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나사 및 금속패스너제품을 임가공하는 전비전설의 경우 공장이 침수돼
1억6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주방기구 제조업체인 (주)범구는 축대가 무너져 1억원의 손해를 봤다.

강관제조업체 (주)이산은 침수와 토사유입으로 9천7백만원가량의 손실이
났다.

삼영정밀은 기계시설이 물에 잠겨 5천여만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서울지관도 종이원단과 제품 침수로 4천5백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의 경우 공장 20여군데가 한꺼번에 물에 잠겼다.

포천군 일대 공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천군 관계자는 9개공장이 침수와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군내 1천여개 공장중 적어도 1백여개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동두천시도 식품업체 금속가공 업체들이 여럿 들어선 상봉암산업단지를
비롯해 수십개 중소 공장들이 완전 가동 중단됐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