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금융 및 국유기업 매각을 골자로한 기존의 정책 기조를 포기하고
있다.

성장률이 둔화되고 실업이 증가하는 등 거시경제가 이상 현상을 보이는데다
양쯔강 범람사태가 경제운용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6일 "대규모 국유기업 매각으로
실업자가 양산되는 등 사회불안이 야기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무분별한
국유기업 매각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언론들은 "적자 기업이라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 적자 국유기업 판산을 골자로한 기존 개혁
작업의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중국 국가경제무역위원회는 이와관련, 주룽지 총리가 지난 3월 제시한
"국유기업중 적자기업 20% 파산"계획을 크게 완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또 WTO(세계무역기구)가입을 위해 추진해왔던 금융시장개방 정책
역시 상당기간 연기할 계획이다.

인민일보는 최근 "자본시장을 서둘러 개방한 각국의 교훈을 경계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성급한 금융시장 개방은 아시아 금융위기를 중국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WTO가입을 위해 금융시장을 졸속 개방할 경우 위안화 안정을
크게 해칠 수 있으므로 시장개방보다는 국내 시장관리가 더 중요한 시점"
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이 오는 2000년을 목표로 추진중인 위안화의 태환화 및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 스케줄을 연기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올상반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목표치(8%)를 밑도는 7%에
그쳤으며 도시지역 실업률은 3.1%에 달했다.

한편 양쯔강 하류인 장시성 주장시의 장저우제방이 5일 새벽 붕괴돼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수해지역이 동부 산업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동부해안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태풍까지 엄습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장저우 제방 붕괴로 일부 주민들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또 후베이성 자위현 일대의 제방 붕괴로 적지않은 주민과 인민해방군 병사
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