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양문개폐형(side by side) 초대형 냉장고가 "제2의 휴대폰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애니콜등 국산 휴대폰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모토로라를
밀어냈듯이 양문개폐형 초대형 냉장고 시장에서 국산이 GE등 수입품의
아성을 무너트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6일 양문개폐형 초대형 냉장고인 "지펠 냉장고"를 올해 상반기
동안 총 1만5천대(월평균 2천5백대)가량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상반기 판매대수는 외산의 최대 판매추정치인 6천5백대
(통관실적 기준)를 2배이상 앞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냉장고의 판매가 수입제품을 앞선 것은 국제통화기금
체제이후 외산배척 움직임이 한 몫했지만 전반적인 제조기술향상과 AS
등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것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IMF체제가 본격화된 올해초 원화절하 등으로 국산과 외산의 가격차가
최대 30%까지 벌어진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GE사 등 외산업체들은 지난해 총 6만5천대의 양문개폐형 초대형 냉장고를
판매하는 등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이 시장에 처음 참여해 외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평균 4천대(총 2만8천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었다.

이에따라 국내 가전업체들의 이 시장 참여움직임도 활발하다.

LG전자는 오는 9월중 6백80리터 및 7백20리터급 2모델을 시판키로 했다.

이 회사는 후발업체의 이미지탈출을 위해 제품출시와 동시 수십억원대의
광고판촉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우전자도 내년 상반기중 고급냉장고 시장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국내 가전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불황에도 상관
없이 꾸준한 수요가 있는 중상류층이 주타켓이어서 수요탄력성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한편 국산 휴대폰은 90년대 초반까지 미국 모토로라 제품이 국내시장을
독점하다 국내업체들에게 추월당하면서 시장을 내주고 현재 한자리수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