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제로 고민하는 숱한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갖가지 인생단면을 보게 된다.

임포텐츠를 호소하는 환자중에서 상대방에 따라 낯가리는게 심해 성관계가
제대로 안된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적잖다.

사업을 하는 49세의 M씨는 그동안 결혼해서 아이 셋을 낳고 잘 지냈다.

사업이 자리를 잡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자 그동안 눈코뜰새없이 지낸 세월이
아쉬웠다.

부인에게 권태를 느끼기도 하고 좀 새로운 것을 추구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래서 비밀스레 젊은 K양과 만나서 인생의 묘미를 즐겨보려고 몰래 외도를
하게 됐다.

뜸을 잘 들이고 분위기도 잡으며 한번 멋있게 새 기분을 내려했다.

그러나 막상 삽입하려는 순간 "이게 웬일인가".

양심의 가책 때문인지 일어서질 않는 것이었다.

창피하고 망신스러워서 얼버무리고 우선 다음 기회를 보기로 했다.

그 다음에도 K양과의 관계는 잘 안 됐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필자를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부인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우리 집사람과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밖에서는 영 안되네요"

이런 문제로 상의해오면 이것은 무조건 심인성환자다.

더 멋있게 잘해보려는 욕심이 긴장을 불러일으켜 교감신경계 기능이
지나치게 발휘됨으로써 발기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골프에서 멋있는 샷을 하려고 너무 힘이 들어가면 빗맞는 경우나 똑같은
이치인 것이다.

그저 평안한 마음으로 임해야 좋은 섹스가 되는 것이다.

"참 부인 잘 두셨습니다.

행복하신줄 아시고 딴 마음 먹지 말고 조강지처 잘 위해 주세요.

다른 부인 얻었다면 아마 벌써 임포테스환자가 됐을 겁니다"

이런 경우는 처방하기 쉬우나 때로 매우 곤란한 경우가 있다.

48세의 K씨는 중년들어 부인이 뚱뚱해지고 매력이 없어지면서 도무지 곁에
가기가 싫어졌다.

밖에서 젊은 여자들과 교제할때는 아주 기능을 잘 발휘하는데 부인 앞에만
서면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니 점점 부인을 멀리하게돼 마음까지 멀어진다는 것.

이 경우도 신체적 장애가 없는 심인성 발기부전이다.

따라서 마음을 잘 다스리고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문제가 그리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혼할수도 없는 일이고...

비방이 생각 안난다.

고민끝에 최면요법을 권해본다.

"이제부터 부인과 잠자리를 가질 때엔 눈을 감고 "이 여자는 김양이다"라고
5번 주문을 외우고 관계를 가져보세요"

<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