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전에는 하루 12~13만원 매출은 거뜬했는데 요즘은 5만원 채우기도
버겁습니다"

경북 예천공항내 농협 농산물판매장을 담당하는 김종덕씨(35)는 지난 89년
공항개항이후 요즘같이 손님이 뜸하기는 처음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공항 농산물판매장을 운영하는 예천농협은 고객이 없자 매장철수까지 검토
중이다.

예전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공항내 상점이 애물단지로 바뀐
것이다.

IMF한파로 공항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공항의 이원종 관리과장은 "요즘 예천공항을 찾는 이용객은 IMF 이전의
절반수준인 3백여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공항은 이용객이 급감하자 지난 2월 제주노선을 전면 중단한데 이어
3월엔 서울행 1개노선마저 철수시켰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방공항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올들어 지방공항마다 이용하는 여객수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
졌다.

이에따라 공항마다 국제선 노선을 전면폐지하고 국내선 운항편수도 급격히
줄이고 있다.

부산 제주를 포함 전국 15개 지방공항 모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군산공항의 경우 지난달 이용여객수가 2만여명에 그쳤다.

4만명을 훨씬 웃돌던 지난해의 절반수준이다.

지난해 이용객수가 10만여명을 웃돌던 포항공항도 최근에는 5만여명으로
급감했다.

이때문에 지난달 운항편수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80여편 가까이 줄어
7백62편에 그쳤다.

또 이용객수가 15만여명을 오르내리던 울산공항은 지난달엔 40%이상 줄었다.

제주공항은 지난해 6월 5천1백5편의 국내선을 운항했으나 지난달엔
3천7백46편에 그쳤다.

국제선 노선을 전면 폐지하는 지방공항도 속출하고 있다.

광주공항은 지난해 월평균 국제선 30편이상을 운항했으나 이용객이 급감
하면서 올들어 국제선운항을 잠정적으로 전면중단했다.

올해 4월까지 국제선을 잠정중단키로 했던 청주공항도 현재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지방공항의 재정상태는 최악의 상테다.

한국공항공단에 따르면 전국 15개 지방공항의 올상반기 적자규모는 모두
1백62억1천만원에 달했다.

이중 제주(38억8천만원) 청주(24억5천만원) 울산(14억6천여만원)공항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김건호 한국공항공단이사장은 "경기불황이 길어질수록 지방공항의 적자규모
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라며 "재정개선을 위해 공항의 임대사용료 착륙료
등을 단계적으로 현실화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