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접어들었다.
폴크스바겐이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인수했지만 정작 롤스로이스라는
브랜드는 BMW로 넘어간 것.
BMW는 28일 "롤스로이스"라는 상표를 소유하고 있는 영국 롤스로이스항공사
로부터 6천6백만달러에 상표권을 매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롤스로이스항공은 지난 70년대 롤스로이스자동차에서 독립한 회사.
롤스로이스라는 간판의 주인이다.
이에 앞서 폴크스바겐은 지난 5월 롤스로이스 자동차의 소유주인 영국
비커스그룹으로부터 7억9천만달러에 이 회사를 사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공장생산라인과 주식만을 인수키로 한 것이지 상표권까지는 매입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폴크스바겐이, 롤스로이스라는
상표는 BMW가 각각 소유하게 된 셈이다.
BMW는 오는 2002년까지 폴크스바겐이 롤스로이스라는 상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후부터는 브랜드 독점권을 행사키로 했다.
결국 BMW가 롤스로이스 자동차회사를 사지는 못했지만 롤스로이스 상표가
붙은 차를 생산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이번 인수전은 롤스로이스와 BMW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드라마
였다.
롤스로이스자동차를 애초에 인수키로 한것은 BMW였다.
비커스그룹은 지난 4월 이 회사를 5억6천만달러에 매각키로 BMW와 합의
했었다.
그러나 다음달 새로운 계약서가 작성됐다.
인수자는 폴크스바겐으로 바뀌었다.
비커스그룹이 2억3천만달러를 더 내겠다는 폴크스바겐으로 마음을 돌린 것.
당연히 비커스그룹과 BMW와의 합의는 없던 일이 됐다.
롤스로이스자동차에 모터 등을 공급해 주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던
BMW는 보기좋게 배신당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BMW의 롤스로이스 상표권 인수는 1라운드의 패배에 대한
카운터 펀치인 셈이다.
하지만 두 회사간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자동차제조기술만 가진 폴크스바겐이나, 상표권만 가진 BMW나 모두
절름발이임이 분명하다.
완전한 롤스로이스를 가진게 아니라는 얘기다.
브랜드를 내세운 BMW와 기술만을 소유한 폴크스바겐간의 싸움에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궁금하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