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현 경영진에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방한중인 마틴 콜하우센 독일코메르츠은행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외환은행
의 경영진교체여부에 대해 이처럼 답변했다.

그는 금융감독위원회지시사항인 경영진교체를 "루머"라고 일축해 버렸다.

금감위는 외국은행장 아니 외국인대주주의 이런 "용감한" 행동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국내금융기관 사람이 이런 "위험한" 행동을 했다면 그 다음날로 목이
달아날 것이다.

최소한 지금까지 관행은 그랬다.

그렇지만 아무 일도 없을 듯하다.

"대주주가 그렇게 버티는데 뭐라 하겠어요"

금감위는 요즘 은행들에게 "외국인타령"을 하고 있다.

여신부문에는 외국인을 심으라고 한다.

여신담당임원회의는 얼마안가 외국인임원회의가 될 듯하다.

금감위는 경영진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컨설팅 등에도 외국인타령을
계속 해댄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외국인은 은행의 해결사이고 진리이며 구원의 손길
이라는게 금감위 시각은 아닌지 묻고 싶다.

무엇보다 금감위가 콜하우센행장에게 베푼 "특별대접"은 "외국인 힘"을
빌린 은행들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특별대접의 근거가 뭔지는 감잡기가 어렵다.

새로운 유형의 사대주의인지 자율경영의 청신호인지 헛갈릴 뿐이다.

금감위가 최소한 관치금융청산과 자율경영의 신봉자라면 경영진교체에
대한 가이드라인 만큼은 공평하고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럴 능력과 의사가 없다면 금감위 "경영진"도 은행경영진처럼 교체돼야
한다.

그것도 "대폭"에 외국인을 포함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