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섞인 관망세"

오부치 외상이 일본 자민당의 새총재로 선출된 24일 아시아 금융시장의
반응은 이렇게 나타났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백41엔 안팎에서 오르내리기를
거듭하는 혼조세를 보이다 결국 전날보다 0.74엔 오른 1백40.94엔에
마감됐다.

거래량도 다른 날보다 적어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분위기는 아시아의 다른 시장으로도 이어져 대만달러를 비롯,
싱가포르 달러, 말레이시아 링기트,태국 바트 등 대부분의 통화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주가도 홍콩만 1% 가까이 하락했을뿐 대체로 0.5% 안쪽에서 오르내리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시장흐름은 외견상 안정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일본 경제의 향방을 좀더 지켜봐야겠다"는
투자자들의 유보적 자세가 깔려있다.

한마디로 오부치 게이조 신임 자민당총재의 경제개혁 의지와 능력이
썩 미덥지 못하다는 신호다.

금융시장은 총재경선 과정에서 오부치가 선두로 나설 때부터 이미
"엔화 약세"로 그같은 시선을 보냈었다.

그러면 앞으로의 엔화가치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이에대해 대부분의 시장분석가들은 일단 단기적으로는 엔화약세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그 하락폭은 최대 1백43.5엔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떻게된든 개혁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며칠동안은 차기 내각구성,그중에도 대장상이 누가 될지가 시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외국투자자들이 "개혁기피 인물"로 꼽는 마쓰나가 히카루 대장상이
유임되거나 카토 고이치 관방장관이 대장상에 임명될 경우 엔화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이번 총재경선에 나섰던 카지야마 세이로쿠 전 관방장관관등 개혁적
성향의 인물이 대장상이 될 경우 엔화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