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인 한나라당이 4곳, 공동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각가 2곳,
1곳에서 당선자를 낸 7.21보궐선거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여.야 각당의 표정은 당선자수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듯하나, 우리는
이번 보궐선가결과가 정치권 전체의 패배를 말해준다고 풀이해도 큰 잘못이
아니라고 본다.

수원 팔달의 26.2%, 서울 종로의 33.7%, 7개 선거구 전체를 따지더라도
40.1%에 그친 낮은 투표율이 우선 그런 해석을 가능케한다.

지난 4.2보선의 66.3%보다는 26.2%포인트, 6.4지방선거 보다도 12.6%나
떨어진 투표율은 한마디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정치에 대한 염증을
나타낸다고 풀이하는 것이 옳다.

수원 팔달의 투표율 26.2%는 지난 65년 11월 서울 중구 서대문
용산보궐선거이후 33년만의 최저라고한다.

65년 이들지역의 보선은 한일회담비준안이 통과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당시 야당의 공약을 실제로 지킨 정일형(중구) 김재광(서대문
구)씨등의 의원직사퇴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에 유권자의 투표거부가 오히려
의미를 지니는 선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보선 투표율의 의미는 더욱
자명해진다.

이번 보선이 원구성등 현안의 정치쟁점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 우리는 여.야 모두가 뭔가 깨닫고 반성하는 점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본다.

야대를 깨겠다는 여당과 이에 반발하는 야당간 대치 국면이 자리하게
이어지면서 그것이 정치불신을 증폭시켰고 그래서 이번처럼 낮은 투표율이
나오게됐다는 서실을 바로 인식한다면 더이상 민생을 외면한 정쟁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마땅하다.

우선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서로 자기 당에서 의장을 내야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거나 총리인준문제를
놓고 그 처리방법을 둘러싼 줄달이기로 무료합을 달래며 소일해선 안된다.

지금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은 모두 2백65건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중에는 금융및 기업구조조정등 경제현안해결을 뒷받침하기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할 법안만도 30여건이나 포함돼있다.

실어배책등이 포함된 11조원규모의 추경예산안도 시급히 다뤄야할 안건중의
하나다.

이 시점에서 국회공전에 여.야 어느쪽의 책임이 더 큰지를 따지는
것은 그렇게 긴요하지 않다.

그만큼 시급한 민생법안들이 많기 때문이고 여.야 어느쪽도 책임이
없다고하기는 어려운게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취임후 첫 인사였던 국무총리및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야당의 자세가 과연 옳았는지, 국민이 결정한 여소야대를 인위적으로
깨뜨리려는 여당의 방침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시각에 따라 여야 모두
할말은 없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적해있는 민생현안들을 더이상
외면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제 보선도 끝난 만큼 정치의 장은 국회로 옮겨져야하고 거기서 경제현안
해결방안을 찾아야할 때가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