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총재는 현재의 원화강세는 단기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것이며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시
장에 개입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전 총재는 또 중국인민은행총재로부터 일본엔화가 크게 떨어질
경우 중국위안화를 평가절하할 의사가 있음을 암시받았다고 말했
다.

전 총재는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4일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 대양주 중앙은행총재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전 총재는 "현재의 원화강세는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공급과잉을
보여 나타난 현상일뿐 근본적으로 달러화가 과잉상태는 아니다"며
"아직 달러화가 절대적으로 충분하다고 장담할수 없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이어 원화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정부의 최
근 환율정책은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는 원화가치가 중장기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며
따라서 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
된다.

전 총재는 그러나 당국의 시장개입여부를 결정할 주체는 정부이고
한은은 다만 실무역할을 수행할뿐이라며 한은의 위상을 애써 축소
했다.

전 총재는 또 다이시앙롱 중국인민은행 총재를 만나본 결과 일본
엔화가 급속히 절하돼 중국경제에 타격을 주게 되면 위안화를 평가
절하할 의지를 갖고 있다는 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이시앙롱 총재는 당장 위안화를 절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 총재는 전했다.

중국정부는 일본엔화가 달러당 1백60엔까지 하락할 경우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영춘 기자 hayoung@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