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90년대초 경기불황으로 대규모 기업 부도사태가 발생했을 때 기업과
금융기관간 협상에 의해 구조조정을 추진함으로써 기업 회생에 성공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The Bank of England)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해 중재자 역할을 비공식적으로 수행, 채권자와 해당기업간
완전합의를 이끌어내 기업회생을 도운 것이다.

이같은 런던식 접근법(London Approach)은 70년대 영란은행에 의해
제안됐다.

89년부터 97년 초까지 이 방법이 적용된 사례는 1백60건에 이른다.

80년대 영국은행들은 기업의 대량도산으로 위기를 맞았다.

86년 파산법의 적용대상을 넓히는 등 부실기업 처리를 위한 법적 해결방법을
모색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91년부터 96년간 1천29명의 법정관리인이 선임됐으나 6백85개의 회사가
파산되고 말았다.

법정관리 수행과정에서 채권은행 채권자 주주 등의 동의와 협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여기에 기업회생을 위한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특단의 개혁없이는
비용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렸다.런던식 접근법(London Approach)의 등장은 이에 따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유용주 수석연구원은 런던식 접근법의 주요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회사가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당분간 비밀로 해야 한다.

회사의 현재상태를 유지하고 관리인을 지명하는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해서다.

-회사 장래에 대한 결정은 확실한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이 정보는 모든 채권은행에 완전히 공유되야 한다.

-채권은행들은 재정지원에 대해 공동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위험을 초래하지 않고 공공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금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