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와중에 있는 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통에 외자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부채탕감 등 외국인투자와 관련된 방안들에 대해 은행들이 이렇다할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렇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약1조원 가량의 외국인투자를 추진중인
대한통운의 경우 5~6개 외국인기업들이 지분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이 회사가 동아건설에 지급보증한 1조3천억원의 보증채무의
처리에 대해 동아건설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이 책임있는 답변을
해주지 않고 있다.

대한통운의 경우 동아건설에 대한 상호지보를 제외한 부채비율은
1백30%정도로 매우 양호하나 동아건설지보를 포함시킬 경우 자본잠식
상태에빠진다고 대한통운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이때문에 외국인들은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상호지보의 전부 또는
일부 해소,탕감후 부채상환조건 등을 논의할 것을 서울은행과 대한통운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 등 채권은행 등에 요청하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라그룹의 경우 로스차일드를 통해 10억달러를 도입키로 하고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부채탕감을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등 채권단에
요청해놓고 있으나 역시 가타부타 신통한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은 부채탕감없이는 투자가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은행들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외자유치에 꼭 필요하다고 관련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부채탕감 등 외국인투자유치방안에 소극적인 것은
은행의 구조조정이 진행중인데다 주총을 앞두고 있어 이같은 사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장 경질설이 돌기도 해 은행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채자영 기자 jychai@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