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3일 국민회의 정책관계자들의 경솔한 언동에 대해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사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의 이같은 언급은 김대중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변인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한총련 운운하는 발언이 나오고
그린벨트나 사정문제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흘러나왔다"며 "당출신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빨리 발상의 전환을 해서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은
불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은 단순히 일부 당관계자들의 실언을 겨냥했다기 보다는
국민회의가 아직 집권여당으로서 제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김 대통령과
청와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 각부처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정책사안이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해왔다.

그럼에도 최근들어 당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내용들은
이러한 김 대통령의 의지와 동떨어진 것들이 적지않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당정간의 협의도 거치지 않은 아이디어 차원의 정책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회의측과 조율을 해야하는 이강래 정무수석은 아직도 야당 체질을 벗지
못하고 있는 정책관계자들의 마인드와 인적자원이 부족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곤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 파견 전문위원을 두지 않음에 따라 정책의 일관성과
연계성은 물론 정부와의 매끄러운 협의 채널까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