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배당형 신탁상품이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다른 예금과 달리 투자원금조차 건지지 못할수도 있다는게 비로소 일반인들
에게 알려졌다.

정부요청으로 인수은행이 떠안기로 했지만 계약당시 목표배당률 만큼 돌려
받지못해 이자손실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합병이나 2차 퇴출을 앞두고 있는 대형 시중은행의 신탁상품이나
투신.증권.종금사 수익증권에 가입한 고객들은 동요하고 있다.

자칫하면 신탁산업 전반이 흔들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 은행신탁 규모 얼마나 되나 =지난 3월말 현재 은행 신탁계정 규모는
1백89조9천9백34억원.

이중 49조5천4백23억원은 일반불특정 적립식목적 개발 노후연금 퇴직적립
개인연금 등 원금보전형 신탁.

나머지 1백40조4천5백81억원이 가계금전 기업금전 적립식목적 특정금전
비과세가계 근로자우대 신종적립 국민주신탁 등 실적배당형 신탁이다.

전체 은행 신탁자산의 73.9%가 예금보호를 못받는 실적형 신탁이다.

5개 퇴출은행의 신탁계정은 약 11조8천5백34억원.

그중 7조7천1백73억원이 실적배당형으로 알려졌다.

<> 그동안 왜 고수익 상품으로 비춰졌나 =은행 투신 등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신탁상품의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부각시켜 왔다.

실제로 신종적립신탁의 경우 현재 대부분 은행이 연 18%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신탁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금융기관들이 손실폭 만큼
보전해 줬기 때문이다.

신탁자산으로 사들인 회사채 기업어음(CP) 콜머니 등이 부도 등으로 떼일
경우 대부분 금융기관들은 부실 회사채등을 고유계정으로 옮겨 놨다.

고객에 대한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 왜 문제가 되나 =최근 몇년간은 신탁자산에서 거의 부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한보 기아 등 대그룹들의 부도 이후 대부분 신탁자산이
부실을 안게 됐다.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중소기업 등 많은 회사들이 부도도미노로 쓰러졌다.

이들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 CP 등도 부도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회사채 등을 사들인 신탁 운용자로선 자금회수할 길이 없어진 것이다.

또 회사채 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한 것도 신탁자산의 손실을 강요했다.

중도에 청산하면 채권값이 떨어져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우량 금융기관과 달리 퇴출 금융기관은 신탁자산의 부실분을 떠안을 여력이
없다.

게다가 부실 금융기관들은 유동성이 부족하면 신탁계정에서 연계 콜 형태로
돈을 빼서 유용해 왔다.

갑작스레 파산하면서 빼낸 자금을 신탁계정에 돌려주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부실규모가 더욱 커지게된 것이다.

<> 얼마나 손실을 보게 되나 =신탁자산이 얼마나 부실해졌는지는 현재
파악되지 않았다.

인수은행에서도 퇴출은행 자산.부채에 대한 실사를 끝내야 정확한 부실
규모를 알 수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인수은행측은 적어도 30~40%정도 부실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지난해부터 부도처리된 회사채가 많은데다 고금리라 해서 리스채 등 지급
보증을 못받는 특수채들을 편입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일부 퇴출은행의 경우 유동성부족을 메우기 위해 신탁계정의 돈을 콜머니
형태로 쓰고는 아직 되돌려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