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이어 6월에도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더구나 감소율이 5월의 3%에 비해 6월에는 5.6%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같은 수출동향은 우리경제 현실에 비추어 보면 위기상황으로 단정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는데 더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는 시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무역수지의 흑자행진은 계속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6월중 39억1천만달러를 기록한 무역흑자는 상반기전체로 2백억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그것도 경제위축에 따른 수출격감이 주요인이라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결과로만 보기 어렵다.

특히 수입감소세가 소비재뿐 아니라 자본재와 원자재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의 심화를 반영한 것이고, 종국에는 수출위축으로까지
파급된다고 생각하면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수출확대가 IMF체제극복의 유일한 탈출구라는 평범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

수출부진과 자본재및 원자재수입감소가 이대로 이어질 경우 경제의 기본
바탕인 산업기반이 붕괴할 우려가 있다는 보다 절박한 현실을 우리 모두가
직시할 필요가 있다.

수출부진은 산업활동 위축과 실업급증 기업도산으로 이어지고, 그로인해
다시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지난 5월말현재 제조업가동률은 66%대에 머물러있다.

정부 통계상의 실업률도 7%에 육박했다.

은행퇴출 등 금융산업 구조조정과 기업의 정리해고착수 등으로 실업자
증가는 가속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수출마저 계속 뒷걸음질을 한다면 경제회생의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고 시기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경제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출이 늘어나는데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적이 아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고, 특히
지금은 정부가 나서지않으면 안될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수출업계의 가장 큰 애로는 무역금융이다.

수출주문을 받고도 자금융통이 어려워 수출을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도 담보가 없어 금융을 이용하지못한다면 말이 안된다.

원자재를 사오지못해 수출주문을 못받는 안타까운 일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주어야 한다.

은행들이 나서줘야 하지만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

그동안 정부가 무역금융을 늘려주고, 수출보험대상을 확대하는 등
여러가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금융기관창구나 산업현장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한다.

신용보증기금의 확충, 무역금융의 지원조건 완화 등 그동안 제기된
업계건의를 다시한번 챙겨봐주기 바란다.

금융시장의 정상화와 기업구조조정의 조속한 매듭이 근본대책이겠지만
그에 앞서 강도높은 응급처방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경기대책에서도 좀더 적극적인 수출지원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