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이 좀더 일찍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ion)의 개념을
알았더라면 지금같은 경제위기는 겪지 않았을지 모른다.

우리 기업들은 경쟁자를 굴복시켜야만 승리한다는 윈(Win)전략에
집착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실현시키는 윈윈(Win-Win)
전략에 입각해야 살아갈수 있는 시대다.

배리 네일버프와 아담 브란덴버거의 공저인 "코피티션(Co-opetition)"은
적자생존 원칙을 뛰어넘는 경쟁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사용자와 공급자간의 단순한 1대1 전략에서 벗어나 고객 공급자
보완자 경쟁자 등이 열쇠고리같은 협력과 경쟁을 통해 서로가 만족할수
있어야만 협상이 이뤄질수 있으며 상호만족하에서 경쟁은 끊임없이
되풀이됨을 강조하고 있다.

경영자들은 우리회사의 경쟁자와 보완자가 과연 누구이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한 기업에 대한 이해자 집단이 협조적이든 적대적이든 협상 여하에 따라
서로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경쟁자와 보완자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IMF시대에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외자를 유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국기업이나 자본과의 협상이 빈번해지고 있는 이른바 "협상의 계절"에
경영자가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 기업의 운명이 좌우되기도 한다.

"코피티션"은 협상의 함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상대의 입장을 무시하고 내 주장만 내세우거나 무리한 의견일치를
강요한다면 그 협상은 좌초하고 만다.

나 자신도 경영일선에 있을 때 이를 경영모토로 삼았고 지난 3년간 두산의
구조조정에 적극활용한 결과 두산이 재계 구조조정의 모델케이스로 주목받게
됐다고 본다.

외국기업과의 빅딜도 마찬가지다.

거래당사자가 상호만족하는 윈윈전략만이 경제난국을 헤쳐가는 지름길이다.

<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