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계는 5개 퇴출은행의 업무마비로 수출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수출입관련업무를 인수은행에서 즉시 대행처리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30일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퇴출은행과 거래해온 무역업체의
경우 LC(신용장)개설, 수출환어음매입 로컬LC개설, 해외송금 등 외환업무가
마비돼 정상적인 무역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은행이 개설한 LC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해외거래선들이
LC재확인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동남은행 인천 송림동지점에서 수입신용장(LC)를 개설해온
(주)동화시스템창호는 29일 주택은행 인수팀에게 LC변경을 요청했지만
처리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해받았다.

이회사는 원자재를 제때 조달하지 못할 경우 공급차질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동은행과 거래해온 주승물산은 선적후 인수은행에서 네고(할인)할
경우 수출대상국 신용장 개설은행으로부터 클레임을 제기받지 않을까
우려했다.

대동은행과 거래해온 두레통상은 당분간 로컬신용장(LC)개설이 안될
경우 거래업체에 현금으로 대금을 결제해야하기 때문에 자금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은행과 거래하는 태성IC는 남미 전자부품바이어가 전신환(TT)으로
20만달러를 송금했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송금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선적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바이어는 한국은행을 믿을 수 없다며 제3국으로 구매선을 바꾸겠다는
팩스통지를 보내왔다.

이에따라 무협은 퇴출은행의 수출입관련업무를 인수은행에서 즉시
대행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것을 재경부 금융감독위원회에 건의했다.

특히 산업은행 수출입은행등에서 퇴출은행이 발행한 LC에 대한 확인업무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밖에 퇴출은행거래기업에 대한 여신한도를 최소한 1년간 현행수준으로
유지하고 은행기여도에 따라 결정되는 각종 수수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해줄 것을 당부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