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지역의 경제도 아시아위기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단순히 통화가치와 주가를 흔드는 단계를 넘어 수출감소, 경상수지 악화,
외국자본유입 감소등 거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제성장도 하나같이 둔화추세다.

브라질 경제학자인 게툴리오 바르가스는 30일 "중남미지역 경제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지난해 5.2%를 기록한 중남미지역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3.5%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3% 성장한 브라질은 올해 1%로, 멕시코는 7%에서 5.5%로 각각
둔화된다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는 8%에서 6%로, 칠레는 7%에서 5.5%로 각각 떨어진다고 밝혔다.

미주개발은행(IDB)의 이글레시아스 총재도 이날 "아시아위기 영향으로
중남미 국가들의 실질경제성장률이 올해 평균 3%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의 수치 자체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추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호전요인이 별로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남미경제 악화원인은 바로 아시아 위기.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데다 아시아지역의 수요감소로 주력 수출상품인
원유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게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작년 4.4분기부터 중남미지역으로 유입되는 외국자본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단기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아시아의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와중에 남미경제와 깊숙히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가 휘청거리는 게 악재가 됐다.

중남미국가들은 아시아의 상황이 다소 호전되더라도 중남미엔 큰 도움이
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국가들이 수입을 늘리기 보다는 우선 수출을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다음으로 중남미가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다.

< 장규호 기자 gh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