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태음료 ''깜찍이소다'' ]

해태음료의 저탄산과즙음료 "깜찍이소다"는 차별화를 통해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히트상품.

해태는 이 음료의 맛과 용량및 소비자계층을 차별화하고 광고까지 차별화
했다.

이같은 차별화전략이 맞아떨어져 깜찍이소다는 출시되자마자 어린이와
청소년들로부터 사랑받기 시작했다.

깜찍이소다 출시 시점은 지난해 9월.

이 무렵 경쟁업체들이 판매하는 저탄산음료는 용량이 2백50ml 내지 3백50ml
였다.

해태음료도 2백50ml 짜리 네오소다를 팔고 있었다.

그러나 해태는 캔음료 용량에 관한 통념을 깨고 깜찍이소다를 2백ml 짜리
캔에 담아 내놓았다.

용량을 줄인 것은 무엇보다 어린 학생층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캔음료를 단번에 마시지 못한다.

양이 많기 때문이다.

해태음료는 이들을 위해 소용량 캔음료가 필요하다고 보고 2백ml로 승부를
걸었다.

예상대로 어린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청소년층에서도 깜찍이소다를 찾는 고객도 예상외로 많았다.

이에 지난 1월 1.5ml 짜리 가정용을 출시했고 3월에는 청소년층을 겨냥,
3백50ml 짜리도 내놓았다.

맛도 차별화했다.

종래 국내에서 판매되는 탄산과즙음료는 모두 단일과즙을 사용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단일과즙보다 혼합과즙음료가 더 잘 팔리고 있다.

이에 해태음료는 혼합과즙으로 제품전략을 세웠다.

해태음료는 맛이 잘 어울리는 두가지 과즙을 섞어 깜찍이소다를 만들었다.

처음 출시된 깜찍이소다는 모두 세가지.딸기맛이 나는 베리과즙에 앵두과즙
을 섞은 앵두베리, 사과과즙을 섞은 애플베리, 포도과즙을 섞은 포도베리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5월말에는 오렌지베리를 추가했다.

이처럼 맛과 용량에서 제품을 차별화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간파한 차이는 광고였다.

해태음료는 깜찍이소다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도시 어린이들이 신기하게
생각하는 달팽이를 채택했다.

CF에서도 이례적으로 진흙인형을 사용하는 클레이메이션 기법을 사용했다.

광고를 맡은 코래드 팀은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잡고 친근감을 주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CF를 만들었다.

깜찍이소다를 등에 지고 느리게 이동하는 달팽이군단.

이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는 거북이.

거북이가 튀긴 흙탕물을 맞고 어리둥절해 하는 달팽이들.

"뭐가 지나갔냐?"고 묻자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고 답한다.

이것이 1차 CF의 줄거리다.

이 CF는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상대성 유머"의 일종이다.

CF 제작팀은 "달팽이의 느린 속도에 비하면 거북이는 엄청나게 빠른 편"
이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처럼 코믹한 CF를 만들었다.

이 CF가 방영되자 해태음료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그런데 달팽이가 왜 나오느냐?"고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해태음료와 코래드의 입장에서는 시청자(예비고객)들이 이렇게 묻는다는
그 자체가 성공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출시직후 깜찍이소다는 인기를 끌어 월평균 35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올 4월부터는 매출액이 월평균 60억원에 달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