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들은 화려한 꿈을 꾸는 경향이 있다.

곧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속에 주식을 사고 얼마안가
부자가 될 것같은 환상에 빠지기도 한다.

일단 이런 생각에 젖어들면 나쁜 얘기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게된다.

이에따라 큰돈을 벌 수있다는 기대감이 부풀면서 겁없이 무리한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투자자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주식시장의 냉엄한 현실이다.

"이젠 진짜 바닥을 쳤다"는 확신아래 주식을 샀지만 이어지는 폭락세로
낭패를 당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본다.

이때문에 증시주변에서는 "바닥밑에 지하실이 있고 요즘에는 기술이 좋아
지하도 깊게 판다"는 우스게 소리도 들을 수가 있다.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집 말뚝보고도 절을 한다"는 옛얘기처럼 어떤 주식을
사겠다고 마음먹으면 악재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장세예측이 본래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엉뚱한
악재가 터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형편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식매입에 앞서 최악의
경우를 한번쯤 생각해 본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약세장이나 요즘처럼 주식시장의 앞날이 헷갈릴 때는 이같은 자세가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주가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을 경우를 염두에 두면 호재뿐만 아니라
악재도 좀더 잘 볼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최악의 경우를 가정할 경우 주가가 떨어질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응방향도 자연적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이렇게되면 주가가 웬만큼 떨어져도 당황하지 않을 수가 있다.

또 여건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때 "손절매를 하겠다"는 결정도 보다 쉽게
내릴 수 있다.

주식매입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한번쯤 최악의 경우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은 주식투자의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중의 하나이다.

< 조태현 증권전문기자 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