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질라"속에는 한국관객들에게 반가운 장면이 나온다.

공룡 고질라가 갈갈이 찢어놓은 일본어선 옆에서 한 군인이 "동원아이큐참치
캔"이란 상표가 뚜렷하게 보이는 통조림을 집어드는 모습이 2-3초간 비춰지는
것.

이처럼 영화장면에 자사 제품이 나오게 하는 광고기법을 전문용어로 PPL
(Product Placement)이라고 부른다.

미국의 경우 대형 흥행작에 이러한 광고를 하려면 보통 5천달러 이상
들어간다는게 PPL전문가인 LG애드 이준경 부장의 말이다.

그러나 이번 동원참치캔은 업체측이 의도적으로 등장시킨 것은 아니다.

한글과 일본글자를 분별못하는 헐리우드 제작진이 우연히 동원참치캔을 들고
나왔고 동원산업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광고를 하는 행운을 얻었다.

동원산업은 이에따라 지난 11일부터 "고질라"를 등장시킨 광고를 하는 한편
1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본격적인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뜻밖의 행운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전략이다.

대우자동차는 고질라를 캐릭터로 내세운 마티즈광고를 만들었다.

엄청난 크기의 고질라가 도심에 출현하고 공룡의 발에 밟혀 모든 차가
부서지지만 마티즈는 멀쩡하다는 내용이다.

경차지만 성능이 대형차 못지않다는 기존 캠페인의 연장선에 만들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