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자동응답시스템(ARS)전화를 이용하는 TV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다.

불치병 어린이 돕기, 실업기금 마련 등을 위한 모금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을뿐 아니라 ARS를 이용한 쇼프로그램이나 시청자퀴즈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5월말 조사한 바에 따르면 700전화를 이용하는 프로그램은
KBS, MBC, SBS, iTV 등 4개방송사만해도 17편에 이른다.

이중 KBS "힘내세요 사장님" MBC "실업기금 모금" 등 일부 모금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시청자퀴즈 프로그램이다.

SBS는 드라마 "미스터Q"중간에 배역을 알아맞추는 퀴즈를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으며 iTV는 ARS로 공짜상품을 신청하는 프로그램까지 방송하고 있다.

특히 경영이 어려운 케이블TV는 거의 모든 채널이 프로그램 중간에 자막으로
ARS퀴즈를 내보내고 있다.

방송사들의 ARS 도입이 급속히 확산되는 것은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문"과 방송사의 돈벌이가 된다는 "실리"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

방송사의 ARS운영은 한국통신이나 700회선을 임대하고 있는 외부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이뤄지며 모금프로그램을 제외하곤 일반전화요금외에 30초당
50원씩의 정보이용료가 추가로 부과된다.

이 수입중 10%를 한국통신이 수수료로 가져가고 나머지 금액을 방송사와
ARS사업자가 일정비율로 나눠 갖는다.

물론 경품은 협찬을 받는다.

월드컵축구 한국과 멕시코경기의 경우 ARS퀴즈 참가자수(전화통수 기준)는
KBS 8만, MBC 10만, SBS 3만명에 이른다.

KBS는 앞으로 한국전과 결승전에만, MBC와 SBS는 전경기의 중계방송에
ARS퀴즈를 내보낼 계획이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방송사들은 월드컵중계와 관련 광고이외에 별로도
수억원씩의 부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ARS가 범람함에따라 부작용이 적지 않은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모금프로그램의 경우 취지는 좋으나 ARS를통한 모금이 남발된다는데 문제가
있고 퀴즈프로그램은 방송사들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퀴즈프로그램은 정보이용료부과사실이 고지되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대부분 ARS전화를 걸면서 돈을 낸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