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폭락하면서 일본내에서도 유러화 표시 채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아시아 시장에서 활동하던 자금들이 "안전지대"를 찾아 대거 유럽 국채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일본 금융계에 따르면 다이와증권의 영국 현지법인인 다이와유럽은 최근
유럽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유러화표시 채권 약 2억유러(약 2억2천만달러)
어치를 일본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유러화표시 채권은 올해부터 발행되기 시작해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유럽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 일본에 판매되는 양은 극히 적었다.

유러화표시 채권의 발행 주간사를 일본계 은행이 맡기는 다이와유럽이 처음
이었다.

유러화 표시 채권붐이 일고 있는 것은 엔폭락으로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증폭되면서 보다 안전한 곳에 돈을 맡겨야 한다는 심리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러화 표시채권은 달러에 맞먹는 유동성과 연 5%나 되는 높은 금리
를 보장하고 있어 손색없는 투자상품이기도 하다.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노무라증권 영국법인인 노무라인터내셔널도
독일 지역개발공사가 발행한 유러화표시 채권(약 6억달러어치)의 주간사를
맡아 이중 일부를 일본에서 소화시켰다.

이외에 프랑스의 대형 투자은행인 파리바도 일본에서 유러화표시 채권 판매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약 1천2백조엔규모로 추정되는 일본의 개인 금융
자산시장을 노리고 유럽 금융기관들이 일본에서의 유러화 채권 판매업무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금리가 일본채권의 4배 이상돼 일본내 자금이 유러채권 쪽으로 대거
옮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러화표시 채권의 인기세에 힘입어 유럽투자은행은 최근 13억유러
어치의 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2억유러어치 채권을 추가 발행했다.

한편 엔폭락으로 제2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자 아시아에 집중됐던 국제
투자자금들이 "안전한" 유럽국채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지난주 독일 영국 등 대부분 유럽시장에서 국채가격이 급등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