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기업의 시설투자규모는 지난해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실업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경기회복시에도 기업들이 적절히
대응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전국의 제조업체 1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설투자
진척도를 조사한 결과 올해 기업들의 시설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50.2%
감소한 10조2천4백66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이같은 투자규모는 연초에 예상했던 전년대비 감소율 41.4%보다 8.8%포인트
하향 수정된 것으로 고금리와 금융시장 경색 등에 따른 자금조달의 어려움,
극심한 수요부진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극도로 위축됐음을 나타낸다.

부문별로는 경공업의 경우 연초 계획했던 감소율 41.2%보다 17%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섬유 및 의복과 신발업종의 감소율이 각각
85.4%, 60.9%에 달해 투자부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중화학공업 투자감소율도 49.6%로 연초 예상됐던 감소율 41.5%보다
8.1%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정유 비금속광물 전기 및 전자 조선 등 업종의
감소율은 50%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1백대 기업이 상반기에 시설투자를 집행한 규모도 4조9천7백12억원으로
연초계획치의 76.0%에 그쳐 기업들이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내수부진 등으로
기존의 투자계획을 보류하거나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대상 기업들은 시설투자가 연초 예상치보다 더욱 부진한 이유로 전체의
45.3%가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난을 들었고 내수침체에 따른 가동률 저하
27.6%, 경영환경 변화 20.1% 등의 순으로 꼽았다.

내년도 시설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전체의 36.7%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올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비율도 전체의 32.4%에
달해 내년에도 이같은 투자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