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지식(정보)이 토지 노동 자본 등과 함께 핵심
생산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누가 가치있는 정보를 많이 창출하고 활용폭을 넓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

그래서 정보화는 IMF 위기 극복을 위한 산업전반의 구조조정을 뒷받침할수
있는 유용한 경영수단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정보화전략캠페인추진위(위원장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는 10일 호텔롯데에서 ''국가경제위기 정보화로
풀자''를 주제로 한 좌담회를 공동 주최, 정보화를 통한 경쟁력강화방안을
모색했다.

신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송자 명지대총장과 강병제
한국오라클사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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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산업계 전반에 IMF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경영혁신에 대한 확고한 비전없이 추진되고 있는 감도
없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정보화를 바탕으로 경쟁력제고에 초점을 맞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생각
입니다.

정보화와 구조조정의 관계부터 얘기를 풀어나가 보지요.

* 송자 총장 = 제조업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서비스 산업, 그 중에서도 지식을 기반으로한 산업을 부흥시켜야 합니다.

누구나 공유할수 있는 정보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이를 상업화하는데서
경쟁력을 찾아야 해요.

정보화의 기반없이 추진되는 구조조정은 단순한 규모 축소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화를 통한 기업의 체질개선입니다.

정보화에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따라 21세기 국가경쟁력이 좌우될 겁니다.

* 강병제 사장 =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열쇠는 정보의 활용에 있다고
봐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뽑아내 생산 유통 등
경영활동에 반영할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정보기술(IT)입니다.

돈을 많이 들인다고 반드시 좋은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산화를 통해 비효율적인 분야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효과적인 시스템을 도입할수 있어요.

* 사회 = 정부 역시 정보화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 송 총장 = 정부는 정보화의 주춧돌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민간기업이 창의를 최대한 발휘할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합니다.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각종 규제를 풀어 대기업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 강 사장 = 정부의 전산프로젝트 발주에 문제가 있습니다.

최저낙찰제도를 고집하고 있어 기술력은 뒷전입니다.

이는 덤핑으로 이어져 전산시스템 부실로 그 결과가 나타납니다.

기술력있는 업체가 공정한 경쟁을 거쳐 정부사업에 참여할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 사회 =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돈을 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지급창구인 은행들은 보증이나 담보를 요구함으로써 이 돈이
벤처기업에 흘러들지 못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됩니다.

* 강 사장 = 마이크로소프트(MS)나 오라클 등 외국의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창고나 지하실에서 출발했습니다.

정부 지원이라는 것은 없었지요.

외국의 경우 벤처자금은 대부분 창업투자회사 등을 통해 공급됩니다.

특히 1백개 기업중 3~4개만 성공하는게 벤처의 속성입니다.

모든 벤처기업을 살리겠다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지요.

정부는 벤처가 성공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 유능한 벤처사업가가 탄생
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 사회 = 정부 일각에서 행정기관 전산실 아웃소싱(외부위탁)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행정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정보기술 수요를 유발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 송 총장 = 영국과 뉴질랜드가 행정기관 전산아웃소싱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이들은 전산시스템 운영을 놓고 국가기관과 민간기업을 경쟁시켰습니다.

민간기관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관은 과감히 외부기관에 전산실 운영을
맡겼지요.

국가기관은 민간의 첨단 정보시스템 운영 기술을 확보해 대민 서비스의
질을 높였습니다.

정부기관 전산아웃소싱은 시급히 도입돼야 합니다.

* 사회 = 정부나 기업이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수 있는 CIO(최고정보책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 송 총장 = 정부 각 부처에 정보전문가가 없어 정보화정책 추진에 애로가
많습니다.

자기 이익만을 내세우는 민간기업의 주장에 따라 정보화정책이 흔들릴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민간의 유능한 인사를 영입해 정보화정책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어요.

하루 빨리 정부 각 부처에 CIO를 둬야 합니다.

국가 정보화를 거시적인 차원에서 다룰 국가CIO와 각 부처 CIO, 민간기업의
CIO가 횡적으로 연결되는 국가CIO 체계를 만드는게 중요해요.

미국 클린턴행정부가 정보화에 성공한 것도 이 제도 덕택입니다.

* 강 사장 = CIO가 흔들리면 정보화정책이 제자리를 잡기 어렵습니다.

당장 필요한 분야만 임기응변식으로 추진됩니다.

장기적인 비전없이 추진되는 정보화는 오히려 추가비용이 많이 소요돼
비효율적이지요.

기업 정보화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고책임자(CEO)의 의지
입니다.

기업의 경영자원을 통합 처리할수 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예로 들지요.

어떤 기업은 6개월만에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비해 1년이 넘어도 안되는
업체가 있습니다.

CEO가 강력한 기업은 빠르고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CEO는 CIO를 믿고 밀어줘야 합니다.

* 사회 = 은행권에 대규모 M&A(인수합병)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은행 짝짓기에 있어서도 전산시스템 호환성확보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는것 같은데요.

금융산업 개혁은 정보시스템의 고도화와 연계돼 진행돼야할 사안으로
보입니다.

* 강 사장 = 지금 국내 은행들이 쓰고 있는 전산시스템은 대부분 30년이
지난 구식입니다.

은행권 재편은 전산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기회가 될수 있습니다.

이제 국내 은행들도 외국 은행과 무한경쟁을 벌여야할 시기입니다.

첨단정보시스템으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경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겁니다.

* 송 총장 =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전산화가 이뤄졌더라면 M&A가 보다 쉽게
추진될수 있었을 겁니다.

앞으로 은행권 전산시스템구축은 모든 은행들이 데이터를 공유할수 있도록
구축돼야 합니다.

은행연합회 등이 주도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 정리=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