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기업들이 출연해 초대형은행을 만들 수 있을까"

김우중 대우회장(전경련차기회장)이 9일 연내에 외국금융기관과 합작으로
초대형 은행 1~3개를 만들겠다고 밝힌 이후 그 실현 가능성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빨리 만들 수 있는 안을 만들어달라"
며 전경련 사무국을 조르고 있을 정도다.

특히 최악의 자금조달난에 허덕이고 있는 업체일수록 더 조급해하는
상태다.

전경련 관계자는 10일 "지난 67년 산업자금의 합리적인 공급을 위해
전경련 주도로 장기신용은행을 만든 경험이 있다"며 "회원사들의 중지를
모으면 충분히 연내 설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당시 자본금 5백만달러 규모의 국내 최초 민간개발금융회사로
장기신용은행(당시 명칭은 한국개발금융주식회사) 설립을 주도했었다.

5백만달러의 초기자본금은 전경련 회원사 1백55만달러, 금융 및 보험단
1백50만달러, 외국은행 1백25만달러, IFC(국제금융공사) 70만달러 등으로
마련했었다.

기업들이 30%의 지분을 갖고 참여했던 것이다.

당시 한국개발금융주식회사를 만든 것은 경제개발계획의 원활한 수행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이 초유의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금이라야말로
장기 내외자를 민간기업에 적절히 공급할 수 있는 초대형 은행을 설립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 주도로 장기신용은행을 설립함으로써 정책금융 일변도였던
금융시장이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며 "민간이 주도해 초대형
은행을 만들면 금융시장 선진화가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 사무국은 이와 관련, 오는 11일 회장단회의에서 지난 67년의
장기신용은행 설립 과정과 전경련 주도로 초대형 합작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