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달라진다] (15) 3부 : 바뀌는 생활패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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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혼상제 ]]
"허례에서 실속으로"
IMF한파는 우리의 전통적인 관혼상제 문화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기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알뜰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
IMF는 체면이나 자존심은 모두 벗어던지고 실속있는 생활을 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대기업 대리인 이종섭(31)씨와 같은 회사 동료인 신희섭(27)양.
1년간의 연애끝에 곧 결혼할 사이다.
이들은 IMF시대에 걸맞게 "초구두쇠"작전으로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다.
호텔연회장에서 갖기로 했던 약혼식은 취소했다.
결혼식장도 구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주는 구민회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예식후 피로연은 아예 일정에 없다.
대신 5천원짜리 우산을 하객들에게 답례품으로 줄 작정이다.
원래 만들었던 계획표를 이런 식으로 고쳐가다 보니 계획서는 온통 빨간
사인펜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이렇게 해서 마지막에 전자계산기에 찍힌 금액은 당초 예산의 60% 수준.
남는 돈은 금리가 높은 신탁예금에 맡겨 집장만하는데 보태기로 했다.
지난 2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발표한 "IMF체제 전후의 소비자의식및
행태비교" 보고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결혼문화 인식이 IMF이후 급속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허례허식"이 사라지고 "실용.실속"이 떠오르고 있는 것.
조사대상 10명중 8명이 우리사회에서 가장 거품을 많이 빼야 할 분야로
분에 넘치는 혼례예물과 예단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IMF이후 결혼문화가 실속형으로 변하고 있는 사례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먼저 청첩장.
예전에는 장당 7백~8백원하는 고급품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요즘은
3백~4백원대의 중저가품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결혼식장.
호텔이나 고급 예식장보다 구청이나 시청 등 공공기관의 값싼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피로연 대신 우산 주전자 시계 등의 답례품을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혼여행도 괌이나 사이판 호주 등 해외에서 국내로 선회했다.
제주도가 다시 신혼부부들의 인기여행지로 부상했다.
경조사비용의 거품도 걷히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다.
각종 경조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샐러리맨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돼온게
사실.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4천여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월평균
경조사비는 4만5천5백원으로 연간 54만6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적으로 환산하면 무려 5조2천억원의 돈이 경조사비용으로만
들어갔다는 얘기다.
그러나 IMF이후 축의금은 평균 2만9천9백원, 조의금은 3만7백원으로 줄었다.
(소비자보호원 조사)
공무원들은 아예 일정액이상의 경조사비를 내지 않도록 규정까지 만들었다.
서울시의 경우 과장(서기관급)이상은 3만원, 사무관은 2만원, 주사는
1만원이 상한선이다.
김익기 동국대 사회학과교수는 "원래 경조사비는 상호부조의 의미로
주고받는 미덕의 상징이었으나 언제부턴가 본래의 의미가 변질됐다"며
"이를 제대로 바로 잡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지도층 인사부터 체면치레성
행사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조사비 풍토의 변화와 함께 장례풍속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IMF이후 매장대신 화장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화장건수는 작년 같은기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이는 매장의 경우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화장은 10만~20만원
정도로 충분히 장례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결과에서도 조부모나 부모의 장례는 현행관습대로 매장하더라도
자신의 사망시에는 화장이나 납골당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10명중 6명꼴로
조사됐다.
IMF는 이처럼 오랫동안 관행처럼 바뀌지 않았던 우리사회의 관혼상제
문화에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김재창 기자 char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
"허례에서 실속으로"
IMF한파는 우리의 전통적인 관혼상제 문화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기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알뜰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
IMF는 체면이나 자존심은 모두 벗어던지고 실속있는 생활을 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대기업 대리인 이종섭(31)씨와 같은 회사 동료인 신희섭(27)양.
1년간의 연애끝에 곧 결혼할 사이다.
이들은 IMF시대에 걸맞게 "초구두쇠"작전으로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다.
호텔연회장에서 갖기로 했던 약혼식은 취소했다.
결혼식장도 구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해주는 구민회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예식후 피로연은 아예 일정에 없다.
대신 5천원짜리 우산을 하객들에게 답례품으로 줄 작정이다.
원래 만들었던 계획표를 이런 식으로 고쳐가다 보니 계획서는 온통 빨간
사인펜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이렇게 해서 마지막에 전자계산기에 찍힌 금액은 당초 예산의 60% 수준.
남는 돈은 금리가 높은 신탁예금에 맡겨 집장만하는데 보태기로 했다.
지난 2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발표한 "IMF체제 전후의 소비자의식및
행태비교" 보고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결혼문화 인식이 IMF이후 급속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허례허식"이 사라지고 "실용.실속"이 떠오르고 있는 것.
조사대상 10명중 8명이 우리사회에서 가장 거품을 많이 빼야 할 분야로
분에 넘치는 혼례예물과 예단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IMF이후 결혼문화가 실속형으로 변하고 있는 사례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먼저 청첩장.
예전에는 장당 7백~8백원하는 고급품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요즘은
3백~4백원대의 중저가품으로 바뀌었다.
다음은 결혼식장.
호텔이나 고급 예식장보다 구청이나 시청 등 공공기관의 값싼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피로연 대신 우산 주전자 시계 등의 답례품을 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혼여행도 괌이나 사이판 호주 등 해외에서 국내로 선회했다.
제주도가 다시 신혼부부들의 인기여행지로 부상했다.
경조사비용의 거품도 걷히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다.
각종 경조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샐러리맨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돼온게
사실.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4천여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월평균
경조사비는 4만5천5백원으로 연간 54만6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적으로 환산하면 무려 5조2천억원의 돈이 경조사비용으로만
들어갔다는 얘기다.
그러나 IMF이후 축의금은 평균 2만9천9백원, 조의금은 3만7백원으로 줄었다.
(소비자보호원 조사)
공무원들은 아예 일정액이상의 경조사비를 내지 않도록 규정까지 만들었다.
서울시의 경우 과장(서기관급)이상은 3만원, 사무관은 2만원, 주사는
1만원이 상한선이다.
김익기 동국대 사회학과교수는 "원래 경조사비는 상호부조의 의미로
주고받는 미덕의 상징이었으나 언제부턴가 본래의 의미가 변질됐다"며
"이를 제대로 바로 잡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지도층 인사부터 체면치레성
행사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조사비 풍토의 변화와 함께 장례풍속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IMF이후 매장대신 화장하는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화장건수는 작년 같은기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이는 매장의 경우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화장은 10만~20만원
정도로 충분히 장례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결과에서도 조부모나 부모의 장례는 현행관습대로 매장하더라도
자신의 사망시에는 화장이나 납골당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10명중 6명꼴로
조사됐다.
IMF는 이처럼 오랫동안 관행처럼 바뀌지 않았던 우리사회의 관혼상제
문화에도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김재창 기자 char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