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설비투자가 힘든 경제여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비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아래서 설비관리(TPM)의 중요성이 새삼스럽게
강조되는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인식을 바탕에 깔고있다.

한국표준협회는 9일부터 이틀간서울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제7회 한.일 TPM대회를 연다.

올해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TPM우수기업상제도가 마련됐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협회는 이 상을 받는 4개회사 대표와 관계전문가들을
초청, 63빌딩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갖고 현시점에서의 TPM활동의 중요성과
성과및 확산방안 등을 모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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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안광구 <한국표준협회장>
<>함효준 <대한설비관리학회장>
<>안기훈 <삼성코닝 사장>
<>윤신박 <이수화학 사장>
<>손봉락 <동양석판 사장>
<>박성흠 <제일제당생활화학본부장>
<>김형수 <사회자.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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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 =수상을 축하합니다.

금년대회부터 TPM우수기업상을 신설한 것은 그 활동의 중요성을 우리
제조업체에 새삼 강조하기위해서인 것으로 압니다.

협회에서 먼저 취지를 말씀해 주시죠.

<> 안광구 한국표준협회장 =산업경쟁력향상은 현재 우리경제에 가장
필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TPM활동은 생산성향상에 놀라운 효과를 가져다 주는 도구로 일본 미국 등
선진기업들의 성공사례가 이를 입증하고도 남습니다.

이번에 TPM우수기업상을 받는 국내기업들도 수년전부터 이 제도를 도입,
확실한 성과를 보았습니다.

협회에서는 다양한 기법을 국내기업에 더욱 확산 보급시키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우수기업상제도를 마련했습니다.

<> 함효준 대한설비관리학회장 =설비관리학회와 협회에서 공동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설비생산성이 일본의 70%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TPM을 잘 하면 추가설비투자없이 설비생산성을 30% 더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거죠.

그러나 TPM을 단순히 설비를 고치고 보전하는 차원에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기업전략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우리 학회에서는 GNP의 12~13%가 설비관리잘못으로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전사적 전산업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 사회자 =TPM활동을 잘 이끌어 우수기업상을 수상하게 된 사장님들이
현장사례를 직접 말씀해 주시면 이해가 더 빠를 듯 합니다.

삼성코닝부터 그동안 추진해온 활동성과와 경험을 들려 주시죠.

<> 안기훈 삼성코닝사장 =간단하게 말해서 생산성이 16%나 향상됐습니다.

TPM활동을 1년동안 실시한 결과 하루 86개였던 브라운관 생산량이 1백개로
늘어났습니다.

우리회사처럼 자본집약적 장치사업장인 경우 TPM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종업원들이 공장과 자기기계를 깨끗이 하면 마음도 깨끗해지고 깨끗한
마음은 좋은 품질의 제품생산으로 자동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측면에서 TPM활동은 종업원들의 의식과 체질까지 혁신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업원들이 자기가 다루는 기계에 대해 확실한 작동원리를 파악하고
부품의 수명까지 파악해 사전에 갈아주면 생산라인이 멈추는 등의 큰 고장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어집니다.

나아가 ''설비는 고장이 날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탈피, 설계시부터 고장이
나지 않는 근원적인 개선을 통해 설비효율극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 윤신박 이수화학사장 =전형적인 옥외장치산업체인 우리회사도
TPM제도도입으로 짧은 기간내에 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우선 생산공정에서의 고장 및 재해사고건수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이는 생산종합효율의 향상으로 이어졌고 매출증대에도 기여했습니다.

유형적인 성과외에도 환경개선으로 기업이미지가 제고되고 기업체질이
개선되는등 무형적인 이득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회사는 앞으로 TPM을 활용, 종업원들의 작업의식을 개선함과 동시에
설비.관리시스템의 전산화를 병행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 손봉락 동양석판사장 =우리 회사는 냉열강판으로 각종 캔의 원재료가
되는 전기주석 도금강판 등 표면처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대표적인
공해업종에 해당됩니다.

또 24시간 3교대 근무하는 작업특성상 종업원들이 별도의 교육시간도
내기 어렵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웠습니다.

그러나 지난 96년 TPM을 도입한 이후 각종 지표와 목표치에 대한
도전의식을 갖게 되는등 수동적인 업무자세가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모두 자기의 업무와 현장설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면서
이루어진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성흠 제일제당생활화학본부장 =TPM은 공장전체운영을 개선하는
방법중 하나지만 다른 것보다 효과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제일제당 11개 사업장중 생활용품 등을 주로 생산하는 우리 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많아 설비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TPM을 3년동안 추진하게 된 결과 35%정도 설비종합효율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잦았던 생산라인정지등 고장이 크게 줄어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품질수준도 높아졌습니다.

<> 사회자 =TPM활동이 종업원들에게 일에 대한 성취감을 향상시켜주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매출 및 이익증대를 도와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군요.

TPM을 도입하려는 회사에 조언을 한다면.

<> 안사장 =최고 경영층의 관심과 격려가 요체라고 봅니다.

그래야만 부서에 관계없이 전사원이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함회장 =일반적으로 설비관리를 설치된 설비의 효율적 관리로 이해하고
있는데 사전 예방적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근의 설비관리이론은 설비디자인단계에서부터 효율성 등을 체크하는
종합적개념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안회장 =이 자리에서 TPM우수기업상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밝힙니다.

이번에 우수상을 탄 기업이 수상 후에도 3년이상 계속 추진해 성과를 내면
TPM최우수 기업상을 줄 계획입니다.

이후 또 3년 동안 계속적으로 추진해 세계적으로 모범이 될 만한 수준에
도달하면 TPM월드클래스상을 수여하는 등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면 동참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사회자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TPM이 보다 많은 기업에 확산되고 다양한 기법이 개발돼
국내기업이 IMF를 탈출하는 경쟁력의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정리=노웅 기자 woong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