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해외자본유치가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공기업.민간기업들의 대규모 외자유치가 줄을 잇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의 외환수급사정이 빠른 속도로 개선돼 대외신인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미국방문에서 서방선진 13개국(G-13)의 후선지원자금 80억달러
도입협상이 타결될 경우 향후 동아시아 외환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말 외환위기이후 막혀 있던 은행들의 해외차입선은 수출입은행이 먼저
뚫었다.

미국의 JP모건과 CSFB를 주간사로 20억달러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은행단
차관)을 도입키로 합의한 것.

국책은행이긴 하지만 정부의 지급보증없이 차입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11일 무디스사의 국제신용등급이 Ba1(현재
국가신용등급)에서 Ba2로 한단계 떨어진 상태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꾸준한 구조조정노력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먹혀들기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2금융권으로는 대한생명이 처음으로 외자유치에 성공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생명에 지분 50%를 매각, 10억달러를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외환 하나은행 등이 외자유치에 성공, 다른 은행들의
벤치마킹대상으로 떠올랐다.

민간기업들의 외자조달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국내기업 금융인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투자
유치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8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힐튼호텔에서 한.미 투자포럼을 개최,
한국정부와 업계의 외자유치 의지를 설명했다.

이날 투자포럼에는 5백여명의 투자가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모두 2백71건의 투자상담이 예약돼 메디슨등 일부 업체들은 상담일정을
별도로 잡아야 할 정도다.

공기업의 해외매각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한국통신과 담배인삼공사 등을 해외증권시장에 상장, 지분을 파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포항제철 한국전력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가스공사 한국중공업 등 6대
공기업의 주식예탁증서(DR) 발행도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외자유치활동이 성과를 거둘 경우 우리나라의 가용외환보유고는
당초 목표액(4백10억달러)을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현재 가용외환보유고는 3백54억달러.

그러나 월 30억달러이상의 흑자를 기록중인 경상수지를 감안하면 연말
가용외환보유고는 5백억달러를 훨씬 넘길 전망이다.

< 조일훈 기자 ji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