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에 오염된 미국 플로리다주 호수에서는 70년대이후 악어와 퓨마의
생식기가 퇴화해 이들의 수가 급감했다.

또 이곳의 송어는 수컷이 알을 밸 채비까지 갖추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한편 오대호주변의 갈매기들은 수컷이 줄어들어 요즘은 암컷끼리 둥지를
트는 이상현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도쿄만의 수컷 가자미가 성기왜소화 정자감소등
암컷화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학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이런 기현상은 동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서서히 인간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는 미국등 선진국에서 남아출산이 줄어들고 있고 소녀들의
성징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덴마크의 스카케백교수는 남성의 정자수가 지난 50년동안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또 일본 데이쿄대 의학부는 20대 남성34명의 정액을 조사한 결과 정자의
농도와 운동성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을 충족시킨 사람은 단
1명뿐이었다는 충격적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구촌 곳곳에서 이처럼 동물과 인간의 씨를 말리는 것이 환경호르몬이다.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이 체내로 유입된뒤 여성호르몬화해 내분비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환경호르몬이 동물이나 인간의 성을 어떻게 교란시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인간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화학물질은 약10여만종에 이른다.

그 가운데 판명된 환경호르몬은 다이옥신 폴리염화비페닐 등 67종 뿐이다.

농약 세제 플라스틱원료도 그속에 포함돼 있다.

환경호르몬은 체내에 축적돼 수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완벽한
원상회복이 어렵다는 무서운 특징도 지니고 있다.

최근 일본산 담배연기에서 생식기능에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국립공중위생원의 조사결과가 일본환경학회에
보고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일본등은 대규모 예산을 투입, 환경호르몬 검사방법 예방대책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강건너 불보듯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