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에게 공모주 청약기회를 제공하는 기업공개가 금년들어 거의
실종된 상태다.

주식시장의 수급상황이 악화된데다 증권당국의 근시안적인 정책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발행시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기업공개"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금년들어서 현재까지 기업을 공개한 회사는 제일기획 단 1개사뿐이다.

공모주청약규모는 52억원에 불과하다.

하반기에 기업공개가 몰린다고 가정하더라도 금년 전체의 기업공개 실적은
2천억원어치도 안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23개사가 기업을 공개,상장회사의 꿈을 이뤘다.

공모주 청약규모는 4천7백85억원어치에 달했다.

그 전해인 96년에는 40사(공모주청약총액 1조3천9백14억원)가 기업을
공개했다.

이처럼 올들어 기업공개가 실종된 것은 주식시장 수급상황의 급격한
악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증시침체로 우량기업들은 제 가격을 받기위해 공개시기를 가능한 늦추고
있다.

여기에 IMF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의 공개주선을 기피함으로써 공개 대상 회사수도
급감했다.

증권감독원이 공개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결과적으로
IMF이후의 현실과 동떨어져 발행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증감원은 기업공개 수요가 비교적 많았던 지난 96년에 공개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실례로 주당자산가치의 경우 과거에는 7천5백원이상이었으나 이때
1만5천원으로 높아졌다.

IMF이후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하향 평준화된 상황인만큼 강화된 요건을
충족시키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것이 증권사 인수부 담당자들의 주장이다.

이처럼 시들해진 기업공개시장을 반영,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자금도
계속 빠져 나가고 있다.

작년말에만해도 2천2백11억원에 달했던 증권금융회사의 공모주청약예금
잔고가 3월말현재 7백1억원으로 격감했다.

그나마 내년 10월부터는 일반인들에 대한 공모주 배정(현재 공모주식수의
40%)도 완전히 없어지도록 예고돼 있어 공모주청약예금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