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 뉴욕 국제세미나] 발표 : '한국 외환위기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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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 시간) 뉴욕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 국제세미나에는
국내외 석학과 금융 전문가, 투자담당자 2백여명이 참석, 한국 경제의 향후
전망과 투자환경을 놓고 시종 열띤 토론을 벌였다.
대체로 한국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여러가지 개혁조치들이 착실히 추진되고 있어 예상보다 빨리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었다.
아직 가시적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 세미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해외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상황을 소상하게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는게 현지의 평가다.
뉴욕세미나에서 주제발표 등을 통해 참석자들이 밝힌 견해를 소개한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 한국 외환위기 원인/과제 ]
앨리스 암스덴 < MIT대 교수 / 정치경제학 >
한국 외환 위기의 근인으로는 동남아 사태의 파급(contagion effect)과
대기업들의 과다차입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벌"들이 만병의 원인으로 매도 당하고 혹자는 한국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서방 선진국들이 한국의 급성장을 지나치게 견제한
나머지 빚어낸 부작용도 가볍지 않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은 서방 선진국들보다 1백년 가량 늦게 산업화에 착수했으면서도
인도 브라질 등 같은 후발국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성공적인 모델을 일구어
냈다.
그 일차적인 주역은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들이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나는 현대자동차의 86년형 엑셀 승용차를 아직도
끄떡없이 몰고 다니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는 다른 형태의 모델을 정립해 왔다.
한정된 재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몇몇 대기업들을 각 업종의 "대표 선수"로
키우고 지원을 집중하는 등의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했다.
이런 한국이 어떻게 해서 위기의 나락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대략
두 가지의 분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미국 등의 과잉 개방 압력이 위기를 초래한 측면이다.
특히 금융 시장에 대한 개방 요구는 한국이 소화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둘째는 한국 내부의 문제다.
이렇다 할 대비책을 마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금융시장을 개방
함으로써 국제 자본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는데 실패한 것은 일차적으로
한국의 잘못일 수 밖에 없다.
개방속도 못지 않게 개방순서도 잘못됐었다.
기본적으로 금융 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한국이 과거 고수했던 금융
억압체제(financial repression system)는 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은 지금부터라도 "금융 시장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하는 문제와 진지하게 씨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IMF가 한국에 대해 요구해 온 원화 가치 절하와 고금리
정책은 유동성 부족을 심화시키는 등 문제가 있음이 일부 드러나고 있다.
이 기회에 세계 경제에 왜 하나의 IMF, 하나의 세계은행 만이 존재해야
하는지를 추궁해야 한다.
아시아 통화기금(AMF)과 같은 새로운 IMF와 세계은행을 창설해 서로 경쟁
시키는 것이 시장 경제의 진정한 역할일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
국내외 석학과 금융 전문가, 투자담당자 2백여명이 참석, 한국 경제의 향후
전망과 투자환경을 놓고 시종 열띤 토론을 벌였다.
대체로 한국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여러가지 개혁조치들이 착실히 추진되고 있어 예상보다 빨리 경제회복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었다.
아직 가시적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 세미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해외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상황을 소상하게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는게 현지의 평가다.
뉴욕세미나에서 주제발표 등을 통해 참석자들이 밝힌 견해를 소개한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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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외환위기 원인/과제 ]
앨리스 암스덴 < MIT대 교수 / 정치경제학 >
한국 외환 위기의 근인으로는 동남아 사태의 파급(contagion effect)과
대기업들의 과다차입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벌"들이 만병의 원인으로 매도 당하고 혹자는 한국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서방 선진국들이 한국의 급성장을 지나치게 견제한
나머지 빚어낸 부작용도 가볍지 않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은 서방 선진국들보다 1백년 가량 늦게 산업화에 착수했으면서도
인도 브라질 등 같은 후발국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성공적인 모델을 일구어
냈다.
그 일차적인 주역은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들이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나는 현대자동차의 86년형 엑셀 승용차를 아직도
끄떡없이 몰고 다니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는 다른 형태의 모델을 정립해 왔다.
한정된 재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몇몇 대기업들을 각 업종의 "대표 선수"로
키우고 지원을 집중하는 등의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했다.
이런 한국이 어떻게 해서 위기의 나락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대략
두 가지의 분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미국 등의 과잉 개방 압력이 위기를 초래한 측면이다.
특히 금융 시장에 대한 개방 요구는 한국이 소화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둘째는 한국 내부의 문제다.
이렇다 할 대비책을 마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금융시장을 개방
함으로써 국제 자본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는데 실패한 것은 일차적으로
한국의 잘못일 수 밖에 없다.
개방속도 못지 않게 개방순서도 잘못됐었다.
기본적으로 금융 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한국이 과거 고수했던 금융
억압체제(financial repression system)는 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은 지금부터라도 "금융 시장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하는 문제와 진지하게 씨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IMF가 한국에 대해 요구해 온 원화 가치 절하와 고금리
정책은 유동성 부족을 심화시키는 등 문제가 있음이 일부 드러나고 있다.
이 기회에 세계 경제에 왜 하나의 IMF, 하나의 세계은행 만이 존재해야
하는지를 추궁해야 한다.
아시아 통화기금(AMF)과 같은 새로운 IMF와 세계은행을 창설해 서로 경쟁
시키는 것이 시장 경제의 진정한 역할일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