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 불황기라는 현재 위기상황은 새로운 보험상품을 앞당기고
있다.

선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임원배상책임보험이 관심을 모우는가 하면
가입자가 실직상태에 들어가면 위로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나왔다.

저비용 고효율의 보험이용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만을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주문형상품도 선보였다.

이같은 보험 신조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상품은 실직자를 위한 보험.

지난 4월부터 삼성 LG 제일화재 등이 앞다퉈 내놓은 이 상품은 시판초기부터
직장인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화재의 화이팅건강보험은 과로사나 질병을 중점 보장해주면서 실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현실에 착안, 최고 3백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

시판 20일만에 2만3천여건이 팔려 10억원이상의 수입보험료를 거뒀을 정도.

LG의 장기상해 LG사랑나누기보험도 가족사랑형 미래준비형 아내사랑형
아빠사랑형 등 4가지 종류로 구분하면서 아빠사랑형 가입자가 실직하면
위로금을 지급한다.

또 제일화재도 아빠화이팅보험이란 상품을 개발, 실직자보험 판매대열에
동참했다.

서글프지만 피할 수 없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시대를 열어가는 IMF시대가 낳은 또 하나의 보험상품이 임원배상책임
보험이다.

이 상품은 전형적인 선진국형 보험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국내시장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주고객인 기업들의 외면으로 도입자체가 미루어져 왔던 상품중 하나다.

그러나 기업거래가 국제화되고 소액주주 등 일반국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이 상품의 수요를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해상과 삼성화재가 계열사임원에 대한 배상책임보험을
맞바꿔서 가입해 주는 것을 계기로 대기업 임원을 중심으로 가입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임원이 각자 임무를 수행하면서 뜻하지 않게 회사경영에 피해를 줬을 때
보상해주는 이 상품은 앞으로 사외이사제가 자리잡으면서 수요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상품인 세무사 배상책임보험, 치과의사를 위한 배상책임보험
등이 선보이기 시작해 국내시장도 화재 자동차보험에 이어 배상책임 전성
시대로 이전하는 발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틈새시장형 상품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동부화재가 손보사로선 처음으로 교직원을 상대로한 참사랑 교직원보험을
내놓았으며 신한생명은 주보험 2종류에 부가할 수 있는 특약을 17가지로
다양화시킨 주문형상품을 시판, 관심을 끌고 있다.

무배당 OK보장보험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상품은 가입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만을 선택, 조립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같은 이색보험의 잇단 등장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 송재조 기자 songj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