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6개월] 제1부 기업 패러다임 : 경영전략 어떻게 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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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지난 3월 경영체제를 개편하면서 96년부터 추진해온 "도약 2005"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2005년에 3백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도약 2005"의 양적성장 목표를
삭제한 것.
대신 기업가치의 지속적 성장을 새로운 목표로 내걸었다.
계열사에 대해서도 초일류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도약 2005"의 기본철학만
유지하고 구체적 전략은 각사가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수립해 시행토록
했다.
말이 수정이지 실은 백지화나 마찬가지이다.
"도약 2005"가 구본무 회장의 주도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변화치고는 엄청난 변화다.
성장전략의 수정은 비단 LG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다른기업들도 발표만 하지않았을뿐 90년대 초중반에 작성한 중장기성장
전략을 폐기 또는 수정했다.
언제까지 세계 몇대기업이 되겠다느니, 얼마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느니
하는 양적 성장목표와 전략을 내세우는 기업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됐다.
당장 올해 매출목표도 내놓지않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가져다준 변화다.
IMF이후 기업들이 추구하는 성장 패러다임이 외형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있다.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성장전략도 가격경쟁력 제고에서 기술우위
확보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이다.
기업들은 IMF한파를 이겨내기 위해 사업군과 기업을 핵심 역량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IMF이전까지만 해도 우리기업들은 가격을 무기로하는 양적팽창 일변도의
성장전략을 펴왔다.
저임금과 정부의 지원및 보호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기업들은 별 리스크를
느끼지않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구제금융이라는 "안전판"까지 마련돼있어 기업들은 너나할것없이
규모의 대형화와 사업의 다각화에 주력했다.
"확장=성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지금껏 우리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요소들이 이제는 오히려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보호와 간섭에서 벗어나야 하고 외국 기술선에
대한 기대도 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다른 기업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핵심능력(코어 컴피턴스)을 구축,
국제경쟁력을 키워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이를위해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없이 핵심능력이 없는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사업도 핵심능력을 확보할 수있는 분야이어야만한다.
그래야만 신국제경제 질서 아래서 생존하고 성장해 나갈수 있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문제는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늘어난 각종 사업, 그중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어떻게 정리하느냐 하는 점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 전통적 인간관계와 정서, 노조의 반발 등 어려운 요소가
주변에 허다하게 깔려있다.
따라서 체격은 크지않더라도 체질이 강한 기업으로 키운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지않으면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은 구축될 수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성장 패러다임을 핵심능력위주로 재편하는 것과 함께 우리기업이 관심을
쏟아야할 또하나의 분야는 기술개발이다.
우리기업은 그동안 기술보다는 가격경쟁력 제고에 주력했다.
품질에서 선진국에 뒤지더라도 가격경쟁에서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셰어를 넓히는게 가능했다.
게다가 우리기업들은 기술진보 속도가 빠른 첨단산업보다는 기술이 별로
변하지않는 성숙산업에 몰려있어 저임을 앞세운 가격경쟁은 주효했다.
지금은 어떤가.
IMF체제이후 환율의 급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을 약간 회복했지만 이를 믿고
드라이브를 걸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현재의 가격경쟁력은 환율만 안정되면 곧바로 사라진다.
게다가 후발개도국의 추격 또한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다.
가격으로 경쟁하는 성숙산업에서는 더이상 우리기업이 설 땅이 없다는
얘기다.
선진국들이 지배하고 있는 성장산업에 뛰어들어야한다.
성장산업의 환경은 성숙산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성장산업은 가격하락 속도가 성숙산업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성능도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기술이 뒷받침되지않고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품질향상과 가격파괴를 선진국기업보다 먼저 더 빠른 속도로 수행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낙오할수 밖에 없다.
우리경제는 당장은 IMF체제 탈피, 길게는 선진대열 합류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대열에 합류하려면 고비용을 이길수 있는 체질이 돼야한다.
그런 점에서 고비용사회인 스위스와 일본의 사례는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기술혁신을 통한 고능률을 실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술능력과 경영능력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가 IMF체제에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변수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2005년에 3백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도약 2005"의 양적성장 목표를
삭제한 것.
대신 기업가치의 지속적 성장을 새로운 목표로 내걸었다.
계열사에 대해서도 초일류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도약 2005"의 기본철학만
유지하고 구체적 전략은 각사가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수립해 시행토록
했다.
말이 수정이지 실은 백지화나 마찬가지이다.
"도약 2005"가 구본무 회장의 주도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변화치고는 엄청난 변화다.
성장전략의 수정은 비단 LG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다른기업들도 발표만 하지않았을뿐 90년대 초중반에 작성한 중장기성장
전략을 폐기 또는 수정했다.
언제까지 세계 몇대기업이 되겠다느니, 얼마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느니
하는 양적 성장목표와 전략을 내세우는 기업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됐다.
당장 올해 매출목표도 내놓지않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가져다준 변화다.
IMF이후 기업들이 추구하는 성장 패러다임이 외형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있다.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성장전략도 가격경쟁력 제고에서 기술우위
확보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이다.
기업들은 IMF한파를 이겨내기 위해 사업군과 기업을 핵심 역량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IMF이전까지만 해도 우리기업들은 가격을 무기로하는 양적팽창 일변도의
성장전략을 펴왔다.
저임금과 정부의 지원및 보호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기업들은 별 리스크를
느끼지않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구제금융이라는 "안전판"까지 마련돼있어 기업들은 너나할것없이
규모의 대형화와 사업의 다각화에 주력했다.
"확장=성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지금껏 우리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요소들이 이제는 오히려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보호와 간섭에서 벗어나야 하고 외국 기술선에
대한 기대도 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다른 기업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핵심능력(코어 컴피턴스)을 구축,
국제경쟁력을 키워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이를위해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없이 핵심능력이 없는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사업도 핵심능력을 확보할 수있는 분야이어야만한다.
그래야만 신국제경제 질서 아래서 생존하고 성장해 나갈수 있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문제는 문어발식 확장 과정에서 늘어난 각종 사업, 그중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어떻게 정리하느냐 하는 점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 전통적 인간관계와 정서, 노조의 반발 등 어려운 요소가
주변에 허다하게 깔려있다.
따라서 체격은 크지않더라도 체질이 강한 기업으로 키운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지않으면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은 구축될 수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성장 패러다임을 핵심능력위주로 재편하는 것과 함께 우리기업이 관심을
쏟아야할 또하나의 분야는 기술개발이다.
우리기업은 그동안 기술보다는 가격경쟁력 제고에 주력했다.
품질에서 선진국에 뒤지더라도 가격경쟁에서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셰어를 넓히는게 가능했다.
게다가 우리기업들은 기술진보 속도가 빠른 첨단산업보다는 기술이 별로
변하지않는 성숙산업에 몰려있어 저임을 앞세운 가격경쟁은 주효했다.
지금은 어떤가.
IMF체제이후 환율의 급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을 약간 회복했지만 이를 믿고
드라이브를 걸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현재의 가격경쟁력은 환율만 안정되면 곧바로 사라진다.
게다가 후발개도국의 추격 또한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다.
가격으로 경쟁하는 성숙산업에서는 더이상 우리기업이 설 땅이 없다는
얘기다.
선진국들이 지배하고 있는 성장산업에 뛰어들어야한다.
성장산업의 환경은 성숙산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성장산업은 가격하락 속도가 성숙산업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성능도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기술이 뒷받침되지않고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품질향상과 가격파괴를 선진국기업보다 먼저 더 빠른 속도로 수행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낙오할수 밖에 없다.
우리경제는 당장은 IMF체제 탈피, 길게는 선진대열 합류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대열에 합류하려면 고비용을 이길수 있는 체질이 돼야한다.
그런 점에서 고비용사회인 스위스와 일본의 사례는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기술혁신을 통한 고능률을 실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술능력과 경영능력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가 IMF체제에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변수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