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이후 카드연체이자 등 고정금리를 일방적으로
인상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관행에 제동을 거는 첫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 14부(재판장 김용균 부장판사)는 26일 D카드사가
카드연체료가 밀린 고모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고씨는
연체이자를 원래 약정대로 연 22%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카드연체 이자율과 관련, 원고인 D카드사의 패소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카드소지자들은 카드연체이자의 인상에 따른 과다한 금리부담을
더는 대신 신용카드 회사들은 부실채권에 따른 손실만회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전국 37개 신용카드 회사의 불량
거래자는 1백67만여명에 달하며 연체대금은 6천6백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카드사측이 올 2월부터 고금리를 이유로 카드대금
연체 이자율을 연 22%에서 35%로 올린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카드사
측의 인상조치가 고객과의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만큼 인상이전에
계약을 체결한 고씨에게 인상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고정금리에 국한되며 은행 등이 금리에
따라 이자율을 변화시키는 변동금리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손성태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