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구조를 개선하기위한 한 방법으로 은행대출금 출자전환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은행들은 출자전환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해태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26일 "해태그룹 처리방향을 정하기
위해 채권은행들의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조회해본 결과 거의 모두가 대출금
출자전환을 꺼려하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채권은행들은 해태제과에 대해 출자전환하는 대신 자산매각후 부채탕감
하는게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빚잔치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채권은행들이 출자전환을 기피하는 이유는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데다
향후 추가자금지원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31개 해태 채권은행중에서 산업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이 출자전환
에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제과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의
경우 부채탕감액이 5천5백억원 수준에 그치는데다 전환지분중 일부(51%)를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오히려 채권단에 더 유리할지 모른다
고 설명했다.

반면 제과를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택하면 1조4천7백억원의 부채를 깎아
줘야 하기 때문에 채권은행들은 더 큰 규모의 자금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채권은행 관계자들은 "출자전환등을 통해 부실기업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특히 경영진이 싫어하는 기색을 역력하게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태 외에도 서울등 동아건설 채권은행들이 동아건설에 대해 자산실사
(6월말)후 출자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며 한일은행도
거래기업의 대출금을 출자전환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선언적인 발표차원에서 그쳤지 이렇다할만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