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컨설팅회사 인터브랜드(Interbrand)는 맥도널드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상표로 선정했다.

맥도널드가 코카콜라를 제치고 세계 제1위 상표가 된 것이다.

맥도널드는 세계 1백4국에서 2만1천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 데리야키 버거를 파는 등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제품을
바꾸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전세계에서 똑같은 개념의 제품을 팔고 있다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미국내에서의 경쟁이 더 격화됨에 따라 맥도널드는 해외
시장의 확충에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매출의 비중을 높이려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맥도널드는 1995년
남아공에 발을 들여놓았다.

맥도널드가 상륙했을 당시 남아공에는 이미 여섯개의 강한 패스트푸드
회사가 있었는데, 이중 둘은 외국회사였고(KFC와 Wimpy), 나머지는 현지
회사였다.

난도스(Nando''s), 치킨 리킨(Chicken Licken), 스티어스(Steers), 그리고
빔보스(Bimbo''s) 등이다.

남아공이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동안에 이들은 특히 남아공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그들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되었다.

맥도널드는 이러한 진입장벽을 넘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으나, 그 성과는
좀처럼 나타나고 있지 않다.

즉 1997년 9월 현재 맥도널드는 레스토랑을 28개밖에 갖고 있지 못하며
3대 도시 밖으로는 아직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손님이 주문한지 90초 이내에 음식을 내주고,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선물로 주며 그들의 놀이터를 마련하는 등 경쟁사들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맥도널드는 현지인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메뉴, 즉 갖가지 크기의 다양한 쇠고기햄버거와 몇개의 치킨제품으로
이루어진 제품계열을 그대로 남아공에 도입했던 것이다.

맥도널드는 풍부한 마케팅자원과 막강한 상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현지인의 취향에 맞게 제품을 대폭 바꾸지 않은 결과 남아공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아무리 잘 알려진 상표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절대로 현지회사를
얕잡아 보거나 현지인들의 필요와 욕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유필화 < 성균관대 교수.경영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