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1.아스트라)는 꿈같은 우승을 하고도 "이상하다싶을" 정도로
냉정했다.

메이저정상이 뭐 대수로운 것이냐는 투다.

우승으로 그의 "신대륙 도전"에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그같은 침착함이 어쩌면 이번 우승의 열쇠였는지도
모른다.

박세리는 메이저정상에 오른뒤 지난 18일밤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돌아왔다.

NCAA골프챔피언십 취재차 미국에 온 기자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대회가 끝난지 이틀이 지났다.

지금 소감은 어떤가.

아직도 얼떨떨하지 않은가.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냥 평상시 그대로에요.

우승순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대회직전이나 중간에 리드베터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가.

"대회가 시작되기 전과 4라운드를 앞두고 한번씩 받았습니다.

모두 잠깐이었어요.

"퍼팅이 빠르니 템포를 줄여라"는 지적이었습니다.

퍼팅할때 백스윙이 너무 크다는 점도 말씀하셨구요."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도 통화했다던데.

"리드베터보다 아버지하고 먼저 통화했어요.

아버지께서는 "때리는 퍼팅을 한다"고 지적해주신외에 역시 퍼팅이
빠르다고 했습니다.

두 분이 제 퍼팅문제를 복합적으로 지적해주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아버지는 특히 최종 4라운드에서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덧붙이시더군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당초 세웠던 목표나 일정이 변하는가.

"목표는 변하지 않습니다.

아직 시작이므로 앞으로 할일이 많습니다.

당초 목표는 LPGA투어 데뷔연도에 톱10에 들고, 입문 3년까지를 투어
적응기간으로 보았습니다.

의외로 우승이 빨리 왔을뿐인데 저의 처음 목표는 그대로입니다.

올해 목표는 상금랭킹 10위권을 유지하는 것이 되겠지요.

몇승을 올린다든가하는 목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퍼팅그립을 크로스핸드 그립으로 바꿨던데.

"지난 2월 하와이언여자오픈이 끝나고 바꿨어요.

아시다시피 그때 커트오프에 미스했지않습니까.

쇼트퍼팅이 자꾸 왼쪽으로 빠진 것을 본 아버지의 권유로 바꿨지요.

물론 바꾼 뒤로 그 덕을 많이 봤습니다."

-리드베터의 교습은 달라진 내용이 있는가.

"아니요.

스윙을 작게 하고 정확히 하라는 것이 요점입니다.

예컨대 백스윙 톱에서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이 되기 전에 다운스윙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대회 최종일 16번홀(파5)에서 드라이버샷이 러프에 빠진뒤 5번우드로
세컨드샷을 했는데.

누구의 권유인가 아니면 본인의 판단인가.

"전적으로 제 판단입니다.

물론 아버지도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당시 3타 앞서가고 있지만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1등 아니면 소용없기 때문에" 안전한 길을 버리고 평상시처럼 플레이한
것이지요"

-공동선두로서 최종라운드에 임할때 압박감은 크지 않았는가.

"별 생각이 없었어요.

평상시와 똑같았어요.

만약 동반자가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캐리 웹같은 대선수라 해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을 겁니다.

물론 리사 해크니도 세계적 선수입니다.

그러나 큰 신경을 안썼어요"

-영어실력이 부쩍 향상된 것으로 보이는데.

"알아듣고 말할수 있는 수준이 된지는 꽤 오래됩니다.

캐디와의 의사소통이나 인터뷰를 할때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박선수가 영어를 알아듣게 되면 오히려 우승을 다투는
동반선수들이 말로써 방해를 놓을 염려를 제기하고 있는데 대한 생각은.

"그전부터 영어를 어느정도 알아들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가 운이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욕을 하거나 창피를 주거나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없어요.

글쎄요.

지금까지 겪은 것으로 보아서는 투어선수들은 잘하면 그냥 잘한다고 그럴
뿐이에요.

다 좋아요."

-요즘 연습은 어떻게 하는가.

"평상시와 같아요.

주마다 대회가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하지 않습니다.

드라이빙레인지에서는 하루에 볼을 1~2박스 치고 쇼트게임 연습에 많은
시간을 냅니다.

전체적으로 리드베터의 스케줄에 따르고 있어요"

-한국에 언제 오는가.

다음 출전대회는 무엇인가.

"대회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아직 귀국계획이 없습니다.

7월초 US여자오픈도 있고 해서요.

이번주는 대회를 거르고 다음주 뉴욕인근에서 벌어지는 로체스터대회에
나갑니다"

-98US여자오픈의 출전시드를 받았는데.

"그 대회도 투어의 평범한 한 대회로 생각하고 임하렵니다.

특별히 그 대회를 위해 준비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단 목표는 10위권입니다"

-캐디와 매니저도 바꿨다고 들었는데.

"캐디는 97US여자오픈에 같이 했던 제프 케이블씨에요.

발 스키너 등 LPGA투어 유명선수들과 같이 뛴분이에요.

그분하고는 그 뒤로도 계속 같이 대회에 출전해왔습니다.

매니저는 하와이언오픈이후 재미교포 길성용씨가 맡고 있어요."

-상금을 받았는가.

세금은 얼마나 떼며, 캐디에게는 얼마나 주는가.

"상금은 수표로 나오는데 아직 못받았습니다.

세금은 나중에 투어가 끝난뒤에 일괄적으로 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캐디피는 우승상금의 10%인 1만9천5백달러에 주급을 합해 약 2만달러(약
2천8백만원)정도 지급됩니다."

-팬들에게 할 말은.

"정말 고맙습니다.

더 성숙된 모습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매디슨(미 위스콘신주)=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