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는 늘 과소비의 주범처럼 인식되어 왔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처럼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서 무조건
긋고보자는 심리가 팽배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IMF시대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외상소도 잡아먹기 어렵게 됐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득이 줄고 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신용카드이용도 줄어들고 있다.

올 1.4분기중 국내카드이용금액(개인일시불및 할부 포함)은 6조8천4백억원
에서 6조7천4백억원으로 1.3%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IMF체제가 생활속에 파고들기전인 작년사용분의 결제대금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이용액이 더 줄어들 것으로 카드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용이 줄어들수 밖에 없지만 카드를 이용한 소비자체를
안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왕 같은 소비를 한다면 신용카드를 이용하는게 유리할때도 있다.

IMF시대에 신용카드에도 알뜰살림의 지혜가 있다.

각 카드사가 제공하는 할인혜택이나 보너스제도 등이 "알뜰살림 도우미"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알뜰살림의 지혜를 소개한다.

<> 신용카드는 한개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라 =과거에는 지갑속에 신용카드가
많은 것이 부와 사회적 지위를 상징했다.

그러나 IMF시대에는 한사람이 카드하나만을 갖는 1인1카드가 가장 경제적
이다.

카드사마다 사용실적을 합쳐 점수로 환산한뒤 사은품을 주거나 현금으로
되돌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를 여러개 쓰다보면 실적이 분산돼서 사은품이나 되돌려받는 현금이
얼마 안된다.

한가지 카드를 집중적으로 이용하면 실적이 좋아져 우량회원이 되고 대출
한도가 많아진다.

또 빠르면 내달부터 가맹점공동이용제도가 도입돼 점포가 어느 카드사와
가맹점계약을 맺었든 관계없이 아무 카드로나 결제가 가능해지게 된다.

굳이 카드를 여러개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하나의 카드를 쓰다보면 실적에 따라 상품을 구입할때 할인을 요청할수도
있다.

급할때 현금서비스나 대출한도가 높아지는 경험을 하면 자신이 말그대로
골드회원임을 깨닫게 된다.

신용카드사들도 실적이 우수한 회원을 상대로 혜택을 더주는 타깃마케팅에
열을 올리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게 유리하다.

<> 카드결제와 현금서비스받는 기간을 잘 선택하라 =신용카드는 결제일
22일전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시기에 사용하고 최장 53일이후에 카드대금을 납부하면 된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 일시불과 달리 사용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요율이 적용된다.

이용기간에 따라 요율은 29~39%로 차이가 난다.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에는 이용기간의 마지막날에 가깝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자신의 수첩에 카드결제일이 언제인지를 메모해 놓고 고액의 상품을 살때는
결제일 22일전에 맞추는 것도 알뜰소비의 요령이다.

<> 현금보다 신용카드가 경제적이다 =카드를 이용할 경우 최단 23일에서
최장 53일까지 결제기간을 늦출수 있어 현금을 돌려 쓸수 있다.

즉 무이자로 53일까지 외상구매를 하는 셈이다.

신용카드가 무조건 비쌀 것 같지만 이처럼 결제기간을 염두에 두고 결제
기간까지 현금을 돌려쓰는 것도 하나의 재테크가 된다.

<> 할부선결제를 잘 이용하라 =카드사들의 할부수수료는 개월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간 약 15~20%대로 예년에 비해 평균 5%포인트이상 인상됐다.

자금여력이 생겼다면 남은 할부잔액을 즉시 상환하는 것이 돈을 예금해
두는 것보다 이익이다.

무이자할부서비스를 하는 곳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할부수수료가 비싼
상품은 굳이 비싼 수수료를 물면서 할부를 끌고 갈 필요가 없다.

<> 카드이용대금명세서는 가계부다 =책상서랍이나 지갑속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매출표 이용대금명세서등을 잘 정리한후 매월 신용카드로 지출
되는 금액을 체크해 보라.

자신의 카드지출패턴을 알수있어 반성할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신용카드를 이용한 과소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 카드사마다 수수료가 다르다 =금리가 불안정할때는 현금서비스수수료
할부수수료 연체료 등이 카드회사마다 다르다.

이런 차이를 잘 알아두고 카드사를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특히 할부수수료의 경우 카드회사마다 차이가 있고 가맹점의 경우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따라서 이를 잘 살펴보고 수수료가 싼곳을 선택하면 그만큼 물건을 싸게
산 셈이 된다.

<> 해외여행 출장때는 환율변동도 유의하라 =해외출장이 잦은 사람들은
환율변동이 심할때 신용카드를 쓸 것인지 현금을 쓸것인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세일 경우 현금이나 여행자수표가 유리하고 환율이
하향안정될 것으로 보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현금소지의 위험 때문에 환율변동에 관계없이 해외
출장에서 신용카드를 쓰는데 상당한 부담이 된다.

따라서 현금소지에 따른 위험을 없애려면 여행자수표를 구입해 쓰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