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가 오고있다.

우르과이라운드(UR)가 엊그제 같은데 또 하나의 라운드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뉴라운드는 새로운 다자간 국제무역협상 "밀레니엄 라운드"로 가칭되고
있다.

뉴라운드의 목표는 상품과 서비스 등 모든 국제거래의 장벽을 낮추거나
없애자는 것.

따라서 뉴라운드의 논의는 UR에 이어 또 다시 거대한 시장개방파도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UR협상에서 쌀 시장의 빗장을 여는 등 국내시장 대부분을 개방해야 했던
우리로서는 뉴라운드에 대한 우려와 개대가 남다르다.

현재로는 뉴라운드의 정식 명칭이나, 또 언제 시작돼 어떠한 분야를
어떻게 다룰지가 모두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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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탐색전이 될 국제회의가 18일 개막된다.

제2차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20일까지 3일간
일정으로 열린다.

이 회의에는 세계 1백32개국의 통상관련 장관들이 참석, 뉴라운드의
컨셉트를 잡을 예정이다.

그러나 협상분야와 명칭등을 둘러싸고 각국 이해가 엇갈려 있어 뉴라운드의
밑그림이 제대로 그려질지는 미지수다.

지난달말 파리에서 열린 4자 통상장관회의는 차기 라운드의 윤곽을
어렴풋이나마 보여줬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캐나다 통상장관들이 2개 사항에서 의견일치를
이룬것.

<>새로운 무역자유화협상을 조속히 개시하자는 것과 <>2개분야에서만
협상이 타결돼도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같은 합의는 앞으로 협상의 진행과정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 4개 국가및 지역은 세계교역의 70%이상을 담당하는 세계무역의 핵이다.

국제무역협상은 이들 손에 좌우돼 왔다.

UR협상때도 그랬고 그에 앞선 7개 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들 외에도 협상에서 목소리를 낼만한 나라들도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등 농산물자유교역을 주장하는 케언스그룹과 동남아및
중남미 개도국, 인도 이집트 파키스탄 등 제3세계 등이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권은 한정돼 있다.

4자 통상장관들이 차기 협상을 빠른 시일안에 개시하기로 한것은 선진국
이기심의 발로다.

이들은 동남아경제위기로 개도국권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운이 싹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무역자유화협상을 앞당겨 이를 사전에 봉쇄하자는 속셈을 갖고있다.

2개이상 분야에서만 협상이 타결돼도 이를 인정키로 한것은 전체협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다.

UR협상때는 "all or nothing"의 일괄타결 방식을 취했다.

그결과 타결까지 8년 세월이 걸렸다.

다른 분야들은 비교적 빨리 타결됐으나 농산물협상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전체타결이 늦어졌다.

그러나 협상 골격에 대한 2개의 합의사항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의가 그리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 협상명칭

라운드(포괄협상)냐 아니면 니고시에이션(개별협상)이냐로 양분돼 있다.

라운드가 되면 협상분야가 두개 이상이다.

반면에 네고시에이션은 한 분야만 취급한다.

라운드를 주장하는 쪽은 EU고 개별협상은 미국발상이다.

EU는 어느 한 분야에서 양보를 할 경우 다른 부문에서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도에서 라운드를 고집한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협상이름도 아예 밀레니엄라운드로 정했다.

이번에 이 명칭을 회의의제에 올려 결정짓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은 각분야를 건별로 따로따로 다루면 실리를 더 챙길수 있다는 판단에서
개별협상을 선호하고 있다.

<> 협상분야

"확대냐 한정이냐"로 갈려 있다.

선진국은 가능한 한 많은 분야를 취급하자는 주장이고 개도국은 두개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진국은 농산물과 서비스분야는 당연하고 무역환경보호연계, 국제투자
규칙, 공정경쟁, 정부조달부문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선진국으로서는 무역자유화가 확대될수록
그만큼 이익이다.

이에대해 개도국은 당초 합의대로 농산물과 서비스분야만 논의하자고
주장한다.

지난번 UR협상때 협상당사국들은 미진하게 타결된 농산물과 서비스부문의
무역자유화를 각각 99년과 2000년에 다시 논의키로 했었다.

<> 협상시기

빨리 시작하자는 측과 좀 천천히 하자는 편으로 대립돼 있다.

미국 일본 EU가 전자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개도국이
후자다.

선진국들은 아시아국들이 경제위기를 빌미로 보호주의로 돌아설 것을
우려하고있다.

이런 흐름을 차단하고 UR협상에서 다열지 못한 개도국시장을 빨리 열어
제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늦어도 2000년에는 협상개막 테이프를 끊자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개도국은 아직까지 UR협정사항도 완전히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협상을 벌이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한다.

2000년후에나 차기협상을 본격화하자는 주장이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차기 무역협상말고도 몇개의 국제무역현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가 인터넷상거래의 무관세문제.

미국은 최근 인터넷거래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말것을 각국에 제의했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 인터넷거래에 대한 영구 무관세협정을 체결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영구 무관세가 어렵다면 우선 2000년까지만 한시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협정을 맺자며 각국을 설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부분 국가들의 반응은 탐탁치 않다.

이들은 미국이 무관세를 통해 국제 인터넷시장을 장악하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는 의혹에 싸여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지부진한 다자간투자협상(MAI)도 거론될
전망이다.

MAI의 무대를 OECD에서 WTO로 옮기자는 의견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회의에서는 또 내년 제3차 WTO각료회의 개최지와 시기가 결정된다.

이번 회의는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탐색전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이번에 뉴라운드 기초작업이 완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차회의에 가서나 뉴라운드의 모든 것이 확정될 전망이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역대 다자간 무역협상 ]]

<>.제1차 : 제네바 라운드

<>협상기간 - 47년
<>참가국 - 23개국
<>타결내용 - 4만5천여개 품목 관세인하

<>.제2차 : 안시 라운드

<>협상기간 - 49년
<>참가국 - 13개국
<>타결내용 - 5천여개 품목추가 관세인하

<>.제3차 : 토르케이 라운드

<>협상기간 - 50~51년
<>참가국 - 38개국
<>타결내용 - 8천7백개 품목 관세인하

<>.제4차 : 제네바 라운드

<>협상기간 - 55~56년
<>참가국 - 26개국
<>타결내용 - 25억달러 규모 추가 관세인하

<>.제5차 : 딜론 라운드

<>협상기간 - 60~62년
<>참가국 - 26개국
<>타결내용 - 4천4백개 품목관세인하

<>.제6차 : 케네디 라운드

<>협상기간 - 64~67년
<>참가국 - 62개국
<>타결내용 - 전산업에 걸친 실질적 관세인하

<>.제7차 : 도쿄 라운드

<>협상기간 - 73~79년
<>참가국 - 99개국
<>타결내용 - 관세인하및 공공조달/보조금 등 기술적 무역장벽에 대한
국제규정 개선

<>.제8차 :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기간 - 86~94년
<>참가국 - 1백7개국
<>타결내용 - 공산품관세인하및 농산물시장 개방

<>.제9차 : 밀레니엄 라운드(가칭)

<>협상기간 - 2000년 개시(예정)
<>참가국 - 1백32개국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