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2일 대통령 취임후 처음으로 국가안전기획부를 방문했다.

오랜 정치 역정에서 안기부와 전신인 중앙정보부로부터 "박해"를 받아온
김대통령은 이날 안기부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안기부는 김대중정권이나 국민회의 자민련을 위해 일할
필요가 없고 국가를 위해 일하라"고 주문했다.

또 "대통령이 부당한 지시를 하지 않겠지만 그러한 일이 있을 때는 듣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지난해 외환위기가 왔을 때 안기부가 제기능을 했다면
오늘과 같은 위기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언제나 직언을 하는
안기부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부훈을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꾼데 대해 "참으로 잘바꾸었다"
고 평가했다.

그러나 원훈석 제막후 이종찬 안기부장에게 정권이 바뀌어도 국가정보원이
영원할 수 있도록 하고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기위해 원훈석 뒤편에 새겨진
"대통령 김대중"이라는 글씨를 지워줄 것을 당부하기도.

김대통령은 지난 88년과 96년 야당총재 자격으로 두차례 안기부를 방문한
적이 있으나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안기부를 방문한 것은 지난 93년 3월 김영삼 전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두번째이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