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빅뱅없이 새 한국없다 .. 김병주 <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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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 서강대 교수. 경제학 >
얼마전 인공위성이 1백20억광년이상 떨어진 먼 우주의 한쪽에서 새로운
태양계의 탄생을 알리는 대폭발을 관측했다.
빅뱅 이후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지구와 같은 혹성 무리의 궤도가 정착될
것인가.
얼마나 시간이 더 흘러야 그 어느 혹성에 원초적 생명체가 출현하고
그로부터 인간과 유사한 고등생물이 진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인가.
도대체 삼라만상의 궁극적 원인은 무엇이며 최종적 귀착지는 어디일까.
자연계의 인과관계 연속고리는 이처럼 무한히 길다.
사회현상의 인과고리도 길다.
어떤 일이든 과거 무수한 원인들의 결과이며, 미래 무수한 결과들의
원인이 된다.
더구나 인과고리는 단순고리가 아니다.
오늘 일어나는 일은 어제의 여러가지 일들이 복합된 결과이며, 이미
내일의 새로운 일의 원인을 잉태하고 있다.
이같은 인과고리는 길고 복잡해서 관찰자는 불가피하게 어디에선가 고리를
절단하게 된다.
이는 간결하고 명료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관찰자가 머리속 어림으로 작업의 치밀성을 잃으면 어떤 일의
직.간접적 원인 가운데 중요한 것도 빠뜨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더구나 원인 귀속의 누락이 고의적 선별적인 경우가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정치권의 원인규명은 정략적인 경향이 짙다.
한국 정치권이 특히 그러했다.
두차례 군부세력이 등장하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비리 척결, 사회혼란
방지 등의 기치를 높이 들었으며 근본 원인 규명에는 정략적이었다.
따라서 집권후 스스로 부패면역 체질을 기를 수 없었고, 오히려 엄청난
비자금을 챙기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문민정부"의 기치를 내세운 김영삼 정부는 정치권의 비자금을 색출하고
정경유착 고리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다분히 위선적 권위주의적이었다.
한국 현실에서 40여년간 정치생활이 어떻게 비자금의 도움없이 가능했는지
궁금했다.
철저하지 못한 책임의식은 결국 가족과 측근의 비리의혹을 가능하게 했다.
몇가지 중요한 개혁과제 추진에도 불구하고 냉엄한 경제현실과 유리되었던
권위주의적 국정운영은 결국 국내외 시장의 반발로 전대미문의 위기를 몰고
왔다.
"국민의 정부"라는 신정부의 책임의식도 문제가 없지않다.
오늘의 환란이 어떻게 왔는가.
몇사람의 직무유기 때문만이었나.
지난번 대선 막판에 전직 대통령과의 관계가 아리송해졌지만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책임은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번도 집권 경험이 없는 과거의 야당과 달리 방금 집권에서 물러난
현재의 야당은 오늘날 경제위기해결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총리인준 문제가 무슨 대수인가.
"5.16"에서 어언 37년, 일제 식민지 통치 기간보다 더 긴 기간 정계중심
또는 언저리에 위치했던 당사자에 대해서는 국민 각자 나름대로 지겹다거나
중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굳이 정계개편에 빌미 잡힐 대목이 아니다.
연합 집권세력도 경제위기의 간접적 원인 제공자라는 책임의식에 철저해야
한다.
무능했던 정권으로 낙인된 김영삼정부도 노사개혁 금융개혁 등 국민경제
기본구조의 조정에 노력했다.
노동법 개정을 번복시킨 것, 두차례나 금융개혁법안의 통과를 가로막은
것, 부실기업 정리를 어렵게 한 것 등에 현재 집권세력이 상당한 책임의
무게를 철저히 느껴야 한다.
최근에는 현정부가 환란 책임 규명에 선별적이며, 김영삼정부를 점차
닮아간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1차 "국민과의 TV대화"에서 경제 위기에 "국민은 책임없다"는 말중 국민은
누구인가.
기업인으로, 노동자로, 소비자로 당면 경제위기에 크고 작은 책임이 없는
국민이 있는가.
2차 TV대화에서 말한 "명년의 IMF졸업"이 지자체 선거를 앞둔 정부
홍보용인가.
생각이 깊은 철인은 인과연속의 긴 고리를 꿰뚫어 본다.
국가사회에 티끌 무게의 부담을 주더라도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책임있는
사람이다.
큰 정치란 바로 이런 사람들이 빚어내는 작품이다.
집권초기에는 전 정권 비판으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곧 현정권의 책임이 분명한 사안들이 즐비하게 등장한다.
낡은 한국의 폐습을 파괴하는 대폭발, 빅뱅이 없이는 새로운 한국의
탄생을 기대할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
얼마전 인공위성이 1백20억광년이상 떨어진 먼 우주의 한쪽에서 새로운
태양계의 탄생을 알리는 대폭발을 관측했다.
빅뱅 이후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지구와 같은 혹성 무리의 궤도가 정착될
것인가.
얼마나 시간이 더 흘러야 그 어느 혹성에 원초적 생명체가 출현하고
그로부터 인간과 유사한 고등생물이 진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인가.
도대체 삼라만상의 궁극적 원인은 무엇이며 최종적 귀착지는 어디일까.
자연계의 인과관계 연속고리는 이처럼 무한히 길다.
사회현상의 인과고리도 길다.
어떤 일이든 과거 무수한 원인들의 결과이며, 미래 무수한 결과들의
원인이 된다.
더구나 인과고리는 단순고리가 아니다.
오늘 일어나는 일은 어제의 여러가지 일들이 복합된 결과이며, 이미
내일의 새로운 일의 원인을 잉태하고 있다.
이같은 인과고리는 길고 복잡해서 관찰자는 불가피하게 어디에선가 고리를
절단하게 된다.
이는 간결하고 명료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러나 관찰자가 머리속 어림으로 작업의 치밀성을 잃으면 어떤 일의
직.간접적 원인 가운데 중요한 것도 빠뜨리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더구나 원인 귀속의 누락이 고의적 선별적인 경우가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정치권의 원인규명은 정략적인 경향이 짙다.
한국 정치권이 특히 그러했다.
두차례 군부세력이 등장하면서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비리 척결, 사회혼란
방지 등의 기치를 높이 들었으며 근본 원인 규명에는 정략적이었다.
따라서 집권후 스스로 부패면역 체질을 기를 수 없었고, 오히려 엄청난
비자금을 챙기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문민정부"의 기치를 내세운 김영삼 정부는 정치권의 비자금을 색출하고
정경유착 고리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다분히 위선적 권위주의적이었다.
한국 현실에서 40여년간 정치생활이 어떻게 비자금의 도움없이 가능했는지
궁금했다.
철저하지 못한 책임의식은 결국 가족과 측근의 비리의혹을 가능하게 했다.
몇가지 중요한 개혁과제 추진에도 불구하고 냉엄한 경제현실과 유리되었던
권위주의적 국정운영은 결국 국내외 시장의 반발로 전대미문의 위기를 몰고
왔다.
"국민의 정부"라는 신정부의 책임의식도 문제가 없지않다.
오늘의 환란이 어떻게 왔는가.
몇사람의 직무유기 때문만이었나.
지난번 대선 막판에 전직 대통령과의 관계가 아리송해졌지만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책임은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번도 집권 경험이 없는 과거의 야당과 달리 방금 집권에서 물러난
현재의 야당은 오늘날 경제위기해결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총리인준 문제가 무슨 대수인가.
"5.16"에서 어언 37년, 일제 식민지 통치 기간보다 더 긴 기간 정계중심
또는 언저리에 위치했던 당사자에 대해서는 국민 각자 나름대로 지겹다거나
중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굳이 정계개편에 빌미 잡힐 대목이 아니다.
연합 집권세력도 경제위기의 간접적 원인 제공자라는 책임의식에 철저해야
한다.
무능했던 정권으로 낙인된 김영삼정부도 노사개혁 금융개혁 등 국민경제
기본구조의 조정에 노력했다.
노동법 개정을 번복시킨 것, 두차례나 금융개혁법안의 통과를 가로막은
것, 부실기업 정리를 어렵게 한 것 등에 현재 집권세력이 상당한 책임의
무게를 철저히 느껴야 한다.
최근에는 현정부가 환란 책임 규명에 선별적이며, 김영삼정부를 점차
닮아간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1차 "국민과의 TV대화"에서 경제 위기에 "국민은 책임없다"는 말중 국민은
누구인가.
기업인으로, 노동자로, 소비자로 당면 경제위기에 크고 작은 책임이 없는
국민이 있는가.
2차 TV대화에서 말한 "명년의 IMF졸업"이 지자체 선거를 앞둔 정부
홍보용인가.
생각이 깊은 철인은 인과연속의 긴 고리를 꿰뚫어 본다.
국가사회에 티끌 무게의 부담을 주더라도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책임있는
사람이다.
큰 정치란 바로 이런 사람들이 빚어내는 작품이다.
집권초기에는 전 정권 비판으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곧 현정권의 책임이 분명한 사안들이 즐비하게 등장한다.
낡은 한국의 폐습을 파괴하는 대폭발, 빅뱅이 없이는 새로운 한국의
탄생을 기대할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