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무라 마사야 일한경제협회장(미쓰비시머티리얼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투자환경조사단이 오는 5월12일부터 16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조사단은 통산성 경제협력부장과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 등 정부관계자
2명을 포함 1백명으로 짜여졌다.

한마디로 매머드급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이번 조사단에 걸고 있는
일본 재계의 관심이 어느정도인가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하게될 무라카미 히로야키 일한경제협회
전무가 본지독자를 위해 특별 기고를 보내왔다.

그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투자가 아직 활성화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한번
물꼬가 터지면 상당한 성과를 올릴 것이라며 기대를 표명했다.

무라카미 전무는 신일본제철 관계회사인 요코물산 사장도 겸하고 있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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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의 투자환경 개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김대중 신정부의 각종 개혁조치로 투자여건이 종전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는게 일본재계의 평가다.

한국도 일본으로부터의 투자유치에 그 어느때보다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IMF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외국자본유치에 거국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들어 두나라간에 협력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 경제인들의 협력무드는 4월16일부터 18일까지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도 이미 확인됐다.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은 이 회의에서 상당히 깊이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측의 달라진 투자환경을 일본경제인들은 수긍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의 시점이다.

일본 기업들은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한다.

내부적으로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도록 하고있는데다 다른 나라의
움직임까지도 주의깊게 살핀다.

다른 나라 기업들이 큰 투자건을 터뜨릴때까지 기다려보자는 계산도
깔려있다.

그러나 일단 투자를 하고나면 좀처럼 손을 떼지 않는다.

통화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일본
기업들은 손을 털고 나오지 않고 있다.

투자에 관한한 첫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국측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최근에는 정치권까지 끼어들고 있다.

물론 한국이 IMF위기 탈출을 위해 투자유치를 서두르고 있는 점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이런 점은 일본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왕성한 바이탤리티로 평가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한쪽의 의지만으로는 투자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일본 경제 상황이 옛날 같지않다.

최악이라고 일컬어지는 내수경기 부진으로 일본 기업들은 유례없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금융시스템의 불안으로 자금조달난도 가중되고 있다.

바깥으로 눈을 돌릴 여유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어렵기는 하지만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게
일본재계의 움직임이다.

따라서 한국의 일본자본 유치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경제부문에서 두나라 사이에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는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어떻게 줄여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두나라 경제인들은 무역의 확대균형을 통해 한국의 적자를 줄여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이상으로 한국이 일본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활발할 때일수록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기가 어렵다.

한국은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라도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이경우
자본재와 부품 소재등 생산재를 일본으로부터 대거 수입해야 한다.

두나라간 무역불균형의 문제는 바로 이같은 구조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당면과제는 한국이 일본에 대한 수출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점이다.

외국상품이 일본시장에 신규로 참여하는데는 많은 장벽이 있다.

계열사간 거래라는 일본 특유의 상관습도 여전히 남아있다.

수입품에 대한 품질요구는 옛날보다 오히려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상품별 대일본 수출현황을 보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한국산 반도체 철강 가전제품 등은 이미 일본시장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품질 서비스 기능 등에도 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종 소비재의 경우 치열한 가격경쟁에다 환율 변동 리스크 등으로
일본 시장개척이 만만치 않다.

그나마 대기업은 상사기능을 갖춘데다 자금력까지 겸비한만크 노력여하에
따라 어느정도는 시장확대가 가능하다.

문제는 자금은 물론 판매력 정보수집 능력 등이 뒤떨어지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까지 일본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어야 무역불균형은 시정될 수
있다.

한국 중소기업 제품중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제품도 적지않다.

한국 중소기업 기업들은 부품산업에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면 특히 양산형 부품이나 기능부품
분야에서 승산이 있다.

소비재보다는 생산재를 겨냥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간 무역불균형을
장기적으로 시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일본의 중소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일본의 자동차 전기전자 등의 부품메이커들은 계열관계에 있는 대기업들에
목을 매달아놓고 있다.

이들과 경쟁해야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한국 중소기업들 앞에 놓여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기술과 품질이다.

하이테크까지는 되지않더라도 괜찮다.

일본 수요자들의 가격인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개발력이
필요하다.

과감한 도전 정신도 물론 필요하다.

일본 기업들이 해외에서 전개하고 있는 조달 네트워크에의 접근을 시도해
볼 것도 권하고 싶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 파트너를 확보한다면 해외분업체제의 네트워크
에도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원화의 평가절하로 가격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가격이 싸졌다는 것은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다.

가격 이전에 품질과 공급의 안정성이 우선 보장돼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한국에서도 자금이나 정보시스템의 백업 등이 중소기업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원돼야 할 것이다.

IMF와의 합의사항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대일무역적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들어 자본재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한국의 대일적자도 급속도로
감소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적자축소는 한일 두나라의 경제가 급속한 축소균형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두나라 경제인들이 바라는 확대균형을 통한 대일적자축소와는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IMF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대일 수출확대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일본을 돌파함으로써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기업들이 흔들리지않고 해외시장에 도전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기업들이 옛날처럼 다시 뛴다면 한국경제는 멀지않아 정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