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자사 프로그램 띄우기가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이나 토크쇼등을 통한 "드라마 밀어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주인공들은 거의 모든 오락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얼굴을 내민다.

요즘엔 드라마에서 다른 드라마를, 쇼프로그램에서 자사 교양프로그램을
간접홍보하는 방식까지 사용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오후6시에 방영된 MBC 시트콤 "여자 대 여자".

극중 잡지사 기자로 나오는 조민수와 홍기훈이 취재하러 간 대상은
MBC일일극 "보고 또 보고"의 주인공 김지수였다.

"보고 또 보고"라는 드라마 이름을 들며 인기드라마임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곧이어 방영된 쇼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

자사 교양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의 방영내용을 "뽑기드라마"코너의
소재로 사용했다.

또 한주전 막을 내린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의 NG장면모음을 내보내면서
좋은 드라마였다는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이밖에 "그대 그리고 나" 마지막회에선 막내딸 서유정이 MBC 가요
프로그램 "생방송, 젊은 그대"(지금은 폐지)를 통해 데뷔했다.

시청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사 프로그램을 밀어주고 싶은
방송사들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사이에선 벌써 "속보인다"는 짜증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도한 "자가발전"은 시청률을 올리기 보다는 오히려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야야 한다.

<박성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6일자 ).